(스타트업리포트)32. 박우범 위시켓 대표 "안전한 IT 아웃소싱 플랫폼"

입력 : 2014-10-22 오후 8:48:52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아웃소싱(외주) IT 개발·디자인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가 ‘을(乙)’의 입장에서 겪는 프리랜서 개발자·디자이너의 억울한 사연들이다.
 
개발 대금을 못 받거나, 계약서에 없는 업무를 지시받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반대로 일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업무지연이나 포트폴리오에 못 미치는 결과물로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위시켓’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프리랜서 아웃소싱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위시켓은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중소기업과 프리랜서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연결해주고 있다.
 
위시켓은 인터넷 상거래에서 일반화돼 있는 ‘에스크로(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결제대금을 맡아뒀다가, 상품 거래가 완료된 후 대금을 판매업자에게 지급하는 거래안전장치)’ 형태로 결제가 이뤄진다.
 
프리랜서 입장에서는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최대의 장점이 있다.
 
또 반대로 일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는 신뢰할 수 있는 개발자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 대부분 1주일 내에 개발자·디자이너를 찾을 수 있고, 개발자가 일한 결과물에 대한 과거 클라이언트의 평가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템을 보면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나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사회에 꼭 필요한 서비스도 많다. 위시켓은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IT 아웃소싱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후자의 경우라 할 수 있다.
 
위시켓을 이끌고 있는 박우범 공동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텔레마케팅, 신용카드 판촉 ..조금은 다른 대학생활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위시캣 공동대표 박우범(사진)입니다.
 
팀 내부 운영, 재무, 마케팅 서비스 기획 등의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힘쓰시는 일은 어떤 건가요?
 
▲회사의 큰 운영 방침에 따라 외형 확장 3개월, 내부 정리 1개월을 반복하고 있어요.
 
지금은 내부로 눈을 돌려 업무 프로세스를 다듬고, 서비스 완성도를 올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죠.
 
팀내 업무도 다시 나누고, 사이트 업데이트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경력이 궁금합니다. 위시켓을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죠?
 
▲창업은 위시켓이 처음이지만 대학 시절 이것저것 돈 버는 일에 많은 재미를 느꼈어요. 남들 과외 할 때 BC카드에서 텔레마케팅하고, 현대백화점 앞에서 신용카드 판촉사원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또 매콤한 냉면 가게 앞에서 소프트콘 아이스크림을 팔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기도 했죠.
 
- 대학생활은 어떻게 보냈나요?
 
사실 학점은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웃음). 노는 걸로 따지면 일주일에 12곳의 클럽을 가보기도 하고, 술도 정말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
   
 -언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건가요?
 
▲24살 때 창업관련 수업을 듣고 앞으로 뭐하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50살이 됐을 때를 생각해보니 취업으로는, 제가 원하는 삶을 이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창업에 도전했죠.
 
-모교인 고려대에 사무실이 있는데, 다른 투자는 받으신 내용이 있나요?
 
▲없습니다. 사실 창업 시작 때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소상공인 지원 대출 1000만원 받아서 사업을 시작했죠.
 
- 그 이후에도 투자는 받지 않으셨나요?
 
▲처음에는 투자 쪽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서비스 만들고, 이용자들 피드백하기도 벅찼죠. 뭔가 갖춰진 다음에야 투자를 받을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지금은?
 
▲최근에 한, 두건 정도 투자 미팅을 진행했어요. 이제는 더 빠른 성장을 위해 투자를 받아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현재 팀원은 몇 분이시고, 각자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강수훈 공동대표님은 영업에 힘써주시고 있고, 영업 쪽에 두분 더 계세요. 개발자 1명, 디자이너 1명, 그리고 저까지 모두 6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위시켓팀(사진=위시켓)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로 화가나는 ‘IT 프리랜서 시장’
 
-첫 시작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3명으로 시작했죠. 한 분은 금방 나갔고, 공동대표님은 학과 선배셨어요. 일단 둘이서 작은 회사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고 싶어서 음식 ‘소스’를 파는 중소기업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홈페이지도 만들고 마케팅, 영업을 담당했죠. 매출도 꽤 올려서 사장님이 좋아하셨습니다(웃음). 그리고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고 감을 잡은 다음에 회사를 나와 바로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처음에는 지금과 같은 프리랜서 연결 서비스는 아니었죠?
 
▲네, 처음엔 대학생들이 경력과 상관없는 편의점 알바를 하고, 취업 경력을 쌓으려고 무급으로 인턴 일을 하는 현실이 부당하다고 느껴져 뭔가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학가 주변 소상공인들과 능력 있는 대학생을 연결해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창업이라는 생각보다는 대학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싶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신다면?
 
▲대학 사진 동아리는 사진을 찍고 개발자 동아리는 가게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고, 경영학회는 학생의 입장에서 더 장사가 잘되는 방향을 컨설팅 해주면 양쪽이 모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아요.
 
그래서 능력 있는 대학생들과 소상공인을 연결해주는 중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잘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죠?
 
▲관련 동아리 700곳을 모아서 소상공인과 연결을 시도했는데 대학생들이 문제가 많았어요(웃음).
 
일을 하기로 해놓고 “시험기간이라서 못한다”, “학과 행사 때문에 미뤄질 것 같다” 등 여러 변수가 생기더라구요. 또 소상공인 분들도 대학생을 크게 믿지 못했고, 뭔가를 실행할 여력도 부족했습니다.
 
◇위시켓 사무실 벽면에는 빼곡하게 현재 업무에 대한 평가와 계획이 적혀있었다(사진=뉴스토마토)
 
-그럼 지금의 사업모델은 어떻게 시작했죠?
 
▲크게 피봇팅(사업 아이템 전환)을 했죠.
 
친한 IT개발자 형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개발자·디자이너 프리랜서 분야가 정말 잘못돼 있다고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로 한탄을 하시더라구요.
 
개발비 미지급, 추가 업무 지시 등 소위 말하는 갑을 문제가 심각했죠. 억울한 일들을 들으니, 저도 화가 치밀어 올랐죠. 그래서 한번 실패한 중개모델의 경험을 살려 ‘이 문제점을 풀어보자’고 사업 분야를 변경했습니다.
 
-사업 시작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대학생이 뛰어들기는 정말 만만치 않은 분야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습니다.처음에 3개월·900만원 계약으로 웹사이트 외주를 넘겼는데, 시간이 지나도록 완성이 안 됐어요.
 
3개월이 지나보니 내부 개발은 하나도 안돼있고, 껍데기 있더라구요. 다른 개발부분은 다 빼버리고 정말 필요한 부분만 넣어서 만들었는데 9개월이 걸렸어요. 결국 금액도 400만원만 지불했죠.
 
-프리랜서도 억울한 일을 겪지만 반대로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외주의 위험성(?)을 알게 되셨을 것 같아요.
 
▲네, 지금 보면 다 경험이 됐던 것 같습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예상했던 퀄리티가 안 나오는 등 분명히 문제점이 있죠.
 
- 9개월에 400만원 주고 만들었던 사이트. 지금 전문가의 눈으로 보시면 얼마짜리 정도로 보이나요?
 
1개월, 100만원 정도면 충분한 사이트 같아요. 정말 수업료를 비싸게 치른 셈이죠(웃음)
 
◇빠르고 안전한 아웃소싱 플랫폼 '위시켓'
 
-위시캣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기업의 ‘프로젝트’와 프리랜서, 소규모 개발회사를 이어주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주로 많이 거래되는 일거리는 웹 개발, 앱 개발발, 산업디자인, 로고디자인 등도 거래됩니다. 사람들이 일자리 포털이랑 많이 비교하는데, 위시켓은 일거리 단위로 중개가 되는 플랫폼입니다.
 
-혹시 영감을 준 다른 서비스는 있었나요?
 
▲미국 이랜스(ELANCE), 오데스크(Odesk)를 많이 보며 자극을 받았어요. 일부 벤치 마킹도 했죠. 하지만 차이점도 많죠.
 
-어떤 점이 다른가요.
 
▲서비스의 방향이 다릅니다. 저 서비스들은 미국의 클라이언트와 필리핀 개발자, 인도 디자이너 등을 저렴한 가격에 연결해주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더 낮은 ‘단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하지만 저희는 최적의 조건에서 일해줄 수 있는 프리랜서, 중소업체를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의 성과를 설명해주세요.
 
▲지난 1년여 동안 320개 프로젝트 중개가 이뤄졌습니다. 클라이언트는 4000개 회사, 프리랜서 개발자와 디자이너, 중소개발사와 합쳐 7800여 파트너를 확보했습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비율은 6:4 정도 입니다.
 
-320개 프로젝트,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올해 1월 총 거래액이 6000만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월 평균 2~3억원 가량 나옵니다. 매달 약 30%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거래가 쉽지 않았죠. 현재 프로젝트 성사율은 30% 정도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 위시캣은 클라이언트와 개발자 양쪽을 다 포섭해야 합니다. 어디서부터 일을 시작하셨나요?
 
▲진입 장벽이 낮은 쪽부터 시작했어요. 프리랜서,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우리가 일을 찾아 주겠다”고 다가갔습니다.
 
(사진=위시켓 홈페이지)
 
-처음 프로젝트는 기억나시나요?
 
▲일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첫 중가가 성사됐어요. 어떤 행사에 참가했다가, 웹 디자이너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사이트도 없을 때로 오프라인 프리랜서 중개인들과 똑같이 열심히 전화 돌리고, 발품을 팔아서 디자이너를 찾았습니다. 3주에 250만원짜리 거래였죠.
 
-클라이언트들은 어떻게 섭외를 했죠?
 
▲처음에는 다른 오프라인 회사들과 다른 점이 없었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의뢰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내가 필요한 사람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개발자를 구해왔습니다. 아마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싼 가격에 귀찮은 일을 대신해주는 친구들이라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현재 정식서비스가 시작된지 약 1년 사이에 프리랜서 개발자, 디자이너, 중소 개발사가 약 7800곳 정도가 확보됐습니다. 이제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생각보다 많은 풀이 확보돼 있다고 놀라기도 하십니다.
 
또 클라이언트에게 저희에 대한 신뢰를 드리기 위해서 서울신용보증 등 외부 기관의 보증보험도 발급해주고 있습니다.
 
-개발자, 디자이너는 어떻게 위시캣을 사용하면 되나요?
 
▲저희는 이분들을 ‘파트너’라고 불러요.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하고, 간단한 프로필, 경력, 포트폴리오, 자격증 등을 입력합니다. 이 후에는 프로젝트에 입찰할 권한이 생깁니다.
 
◇위시켓의 서비스 모델(사진=위시켓)
 
-반대로 클라이언트는 어떻게 하면 되요?
 
▲역시 회원가입 후, 프로젝트를 등록해야 합니다. 회사 소개와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죠. 채용공고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이 성사되는 경우 대부분 1주일 내에 파트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위시켓의 역할은?
 
▲등록된 프로젝트를 검수 후 오픈합니다. 최초 등록 상태가 내용이 부족하면 전화로 피드백을 주고, 단가나 기간이 문제이 너무 비정상적이거나 기획이 너무 부족한 경우에도 조언을 줍니다.
 
-기획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가구 공장인데 가구 사이트 하나 만들어 주세요. 아, 판매도 되면 좋겠어요” 이렇게만 올리시는 분이 있으면 일이 안되잖아요(웃음). 이 부분을 저희가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 이후에는?
 
▲프로젝트가 등록되면 위시켓 파트너(개발자, 디자이너)가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공개 지원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지원자들의 입찰가와 기간, 포트폴리오 등을 프로젝트 등록한 클라이언트만 볼 수 있습니다. 이중 마음에 드는 사람 또는 중소 개발사를 두 곳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후 저희의 주도로 미팅이 진행됩니다.
 
-미팅 진행은 어떻게 하나요?
 
▲화상으로도 업무를 진행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미팅을 주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미팅에 저희도 참가하는데, 통역사 역할을 하죠. 개발자와 의뢰인 사이가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도록 도와줍니다. 그 이후에 계약서 쓰는 등 번거로운 과정을 저희가 처리해 주는 거죠.
 
-만약 분쟁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대금결제보다는 작업 퀄리티가 안 나오거나, 한 쪽이 잘못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저희가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양측의 의견이 안 모아질 때는 대한 상사 중재원에 중재를 의뢰합니다. 이 경우 중재비용은 저희가 다 부담하죠.
 
-지금까지 다른 기관으로 중재가 넘어간 경우가 있었나요?
 
▲2건 있었습니다.
 
-계약이 체결돼 진행될 때는 위시켓이 중간에 관여하지 않나요?
 
▲양 측이 원할 경우에 주고받는 메일에 참조로 저희가 들어가거나, 단체 카톡방에도 참가합니다. 업무 기록을 저희가 남기시길 원하면 따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개발자 시장의 문제점(사진=위시켓)
 
-다른 프리랜서 중개서비스와 위시켓이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비공개 입찰서비스로 무척 빠르게 사람이 모이죠. 또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글 하나로 여러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설명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죠.
 
또 검증된 개발자, 디자이너는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마무리되면 클라이언트가 개발자에 대한 평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 정보를 누구나 볼 수 있죠.
 
세 번째는 안전한 대금 거래입니다. 에스크로 형태로 저희가 대금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에, 저희 파트너들이 돈을 못 받을 걱정이 없죠.
 
-에스크로 형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요.
 
▲일반적인 프리랜서 계약을 보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계약금 50%, 일이 끝난 이후 50%가 지급됩니다. 경우에 따라 중도금을 주기도 하죠.
 
위시켓은 일단 일이 시작되면 50%를 클라이언트에게 받습니다. 이후 일이 절반 정도 진행되면, 먼저 받았던 50%를 파트너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50%를 클라이언트에게 받습니다. 이후 일이 완전히 끝나서 양 측이 동의하면 나머지 잔금을 파트너에게 지급합니다.
 
물론 양 측의 계약 조건에 따라서 대금지급 형태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형태로 진행됩니다.
 
◇중개수수료10%..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수수료를 받고 있나요? 수익 모델이 궁금합니다.
 
▲개발자 쪽에서 10%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지금은 모든 중개에 동일한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변경 될 수 있습니다.
 
-초기 생각하셨던 비즈니스 모델과 지금 다른 점이 있다면?
 
▲처음 시작할 때는 기본적인 광고모델, 즉 돈을 지불하면 상위에 노출해주는 것과 같은 사업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의 본질도 아니고, 저희가 잘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아니라는 생각에 현재는 수수료 모델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중개 서비스와 비교한다면?
 
▲보통 수수료가 30% 정도로 알고 있는데, 미공개인 경우도 많아서 계약 당사자만 아는 거래도 많습니다.
 
◇위시켓의 수익구조. 현재는 10%의 중개수수료 외에는 다른 수익모델은 없다.(사진=위시켓)
 
-이정도 수수료 차이면, 원래부터 중개업을 하시던 분들은 매우 싫어하겠네요?
 
▲사실 처음에는 전화나 이메일로 욕(?)도 많이 들어 먹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녀석들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야기였죠. 소송걸겠다는 분도 계셨구요.
 
하지만 저희 파트너(개발자, 디자이너 등)들은 10%의 낮은 수수료 부담보다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에 더 만족감을 가지고 위시켓을 사용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럴 때 마다 저희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가장 많은 의뢰는 어떤 종류인가요?
 
▲웹개발, 앱개발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특이하게는 임베디드 프로그래밍이나, 사물인터넷 관련 개발도 있습니다. 소규모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 구축 의뢰가 오는 경우도 있어요. 디자인 쪽으로는 웹과 앱 디자인, 로고, 리플렛, 제품디자인도 들어오죠.
 
-역대 가장 비쌌던 프로젝트가 궁금합니다.
 
◇위시켓 사무실 모습(사진=위시켓)
 
▲계약 중 제일 비쌌던 건 7000만원 정도였습니다. 직원 50명 정도되는 회사의 ERP를 만드는 일이었죠.
 
-위시캣을 통해 실제로 모든 생활이 가능하신 분들도 계신가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상에서 프리랜서 중개를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는 20~30분 정도가 저희 플랫폼이 메인이 돼 일을 찾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위시켓을 통해 가장 많이 번 파트너 회사는 약 2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일을 하시면서 “아 이건 진짜 힘들다”고 느낀 점은 있으시나요?
 
▲제 장점이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점인 것 같아서 크게 힘든 점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예전처럼 ‘갑’의 위치에 계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왠지 술자리에 가면 제가 돈을 내야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생기거나, 새벽 2~3시에 술 취한 상태에서 전화가 오시기도 합니다. 이런 땐 조금 ‘빡세다’는 생각이 들죠.
 
또 반대로 개발자분들 중에는 너무 성의없이 미팅에 나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럴 땐 중개하는 입장에서 매우 곤란합니다. 신뢰와 직결되니까요.
 
◇2조5000억원 ‘원도급’ 시장 공략을 최우선으로
 
-위시캣이 생각하고 있는 전체 시장은?
 
▲저희는 프리랜서 시장이 아닌 ‘원도급’이라고 표현되는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프리랜서 간 중개 시장을 보고 있습니다.
 
국내 전체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이 약 10조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중 절반이 외주 시장입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시작되는 하도급 분야는 저희가 보는 시장은 아닙니다.
 
즉, 전체 외주시장 5조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원도급 시장이 저희가 생각하는 ‘위시켓’의 타겟입니다. 대부분 중소기업간 거래이며, 10억원 미만의 프로젝트죠.
 
-올 연말, 내년 위시캣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재 매달 30%가량 성장하고 있어, 올해 매출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됩니다. 내년도 목표는 거래액 기준 50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시켓이 생각하는 10억 규모 미만의 중소기업간 원청 시장 규모. 해당 데이터는 지난 2012년 작성된 것으로 현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원자료=IDC, 2차 자료= 위시켓)
 
-상반기 25억이면 지금보다 약 2배정도 성장한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기술적으로 고도화 하고 있는 과제가 있나요?
 
▲지금은 플랫폼의 완성도, 더 친절한 서비스를 만드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실 플랫폼 내부에서 클라이언트가 채팅이나 모든 기록을 다 남기는 방향으로도 개발했는데, 양쪽 다 굳이 원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개발 상의 우선 순위에서는 뒤로 미뤘습니다. 지금은 서비스의 완성도, 디테일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마켓 외에 다른 취업이나 중개 시장에 도전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아직은 없습니다.
 
-다른 대형 취업포털에서는 같이 일하자거나, 인수 제안은 들어 오지 않았나요?
 
▲몇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추후에 고민해야 할 문제로 생각됩니다.
 
-더 큰 서비스를 만들어 가기 위해 협업할 수 있는 대상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인재를 공유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개발자나 디자이너 학원이라든지, 협회, 웹 에이전시 등이겠죠. 또 개발자 커뮤니티나 템플릿 사업을 하시는 분들과도 협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경쟁기업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후발주자가 있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굳이 경쟁자를 찾자면 오프라인 중개업체 정도일 것 같아요.
 
◇위시켓이 생각하는 협력대상과 경쟁사 대비 우위점(사진=위시켓)
 
-위시캣은 어떤 회사가 되었으면 하나요?
 
▲단기적으로는 지금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팀원도 서비스도 정체되지 않는 모습이 중요할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현재 위시켓의 팀원들이 목표를 이뤄 줄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창업의 가시밭길을 걷고 계십니다. 개인적인 달성 목표(금전적 보상 등)은 있나요?
 
▲조금 낯간지럽지만, 제 주위가 저로 인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또 파트너나 클라이언트 모두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저희를 통해 좋은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프리랜서와 클라이언트 사이에는 ‘신뢰비용’이 매우 비싸게 들어가는 데, 이 부분이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위시캣을 사용하시는 클라이언트와 파트너에게 남기고 싶으신 말씀은?
 
▲클라이언트 분을 만날 때마다 아직 겉으로 저희를 표현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을 느껴요. 하지만 실제 저희 서비스를 경험해 보신 분들은 대부분 만족합니다. 꼭 서비스를 한번 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가고 있지만, 파트너분들께 생각하시는 부족한 부분을 빨리 고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파트너분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고자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생각은 변함없을 것입니다.
 
저희를 믿어주시고, 또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문가들은 위시켓을 어떻게 평가할까?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 미국 이랜스의 성장을 눈여겨 보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2, 3개의 서비스가 경쟁하는 중입니다. 위시켓이 그 중 앞서가는 주자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고급 서비스 인력의 중개는 문화와 관계가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주고자 하는 업무 정의를 명확히 문서화 해서 의뢰하고, 개발 방법론이나 품질 관리의 기준이 잘 정립된 시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모델입니다.
 
위시켓이 이런 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프로젝트 의뢰 과정을 보다 체계화하는 프로세스의 개발과 디자인, 웹, 앱 개발 중심의 프로젝트의 품질 검증 과정을 정립할 수 있다면, 보다 큰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고급의 프리랜서를 확보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 못한다면 규모 있는 성장을 가져올 수 없을 것입니다. 몇 개의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파트너로 삼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그래야 의미 있는 규모의 외주 업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내 전문가들도 점점 '미 컴퍼니' 스타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긴 호흡으로 노력할 필요도 있습니다.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 일반적으로 양면시장 모델에서 수익모델은 공급자(위시켓에서는 클라이언트) 측입니다.
 
파트너 즉, 개발자측에 10%의 수수료를 챙긴다는 점이 독특한 발상입니다. 그만큼 상대적 을의 위치에 있는 개발자들의 입장에서 계약의 이슈를 중재하고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개발자의 불편과 요구를 해결하면서 수익을 확보한다고 생각됩니다.
 
또 에스크로를 통해 확보한 개발대금이 실제 지불되기까지 이자수입이 회사의 주된 수익이 될 것입니다.
 
본 사업은 막연한 이용자 수(user Traffic)보다는 클라이언트가 더 많은 프로젝트를 등록하고, 파트너와의 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는 품질 관리가 핵심입니다. 그런 면에서 위시켓이 모든 계약에 중재자 역할에 적극 참여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사업 초기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위시켓이 참여, 관여하는 역할 대비 수익의 규모가 작아 운영의 코스트를 어떻게 최소화해 이익률을 극대화할 것인지가 향후 큰 숙제가 될 것입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마켓플레이스 모델에서는 초반에 수요 또는 공급 하나를 완벽히 잡고 시작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선을 좁혀야 하고, 제한된 니치 마켓에서의 완벽한 만족도를 바탕으로 다음 카테고리로 하나씩 확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시켓이 잡은 문제는 그 심각성과 치명적인 정도에 있어 매우 훌륭한 문제라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좀 더 성장속도를 빠르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역발상으로 타겟을 좁히고, 그 시장 내에서의 완벽한 만족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개발은 모두 제외하고 모바일 안드로이드 개발에만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만명에게 별 4개를 받는 것보다는 100명에게 별 5개를 받는 것이 마켓플레이스 모델에서 더 유효한 전략일 것 같습니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주요 약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1994년-1999년)
-오피니티 에이피 대표이사(2005년~2008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2009년~2011년)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2011년~)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주요 약력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겸 모바일 그룹장(2011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겸직교수(2011년~)
-SK플래닛 커머스 사업개발실 실장(2013년~)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주요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2009년)
-스톤브릿지캐피탈 수석 심사역(2011년)
-KBS 황금의펜타곤 심사위원(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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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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