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연합(EU)이 역내 은행들을 상대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의 결과물이 곧 공개된다.
솜방망이 기준을 적용한 탓에 부실 은행을 속아내지 못했다는 기존의 비난이 다시금 제기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연합(EU) 감독당국이 오는 24일 스트레스테스트에 참여했던 150개 은행들에게 평가 결과를 미리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유로존 내 130여개 은행을 상대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테스트를 진행했고 영국이나 스웨덴 같은 비유로존 국가는 유럽은행감독청(EBA)이 담당했다.
이 성적표는 오는 26일에 일반 대중에게도 공개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통신)
위기 관리능력이 수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아 이번 테스트에 탈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은 오스트리아의 OEVAG, 아일랜드의 퍼머넌트 TSB 등 12 곳이다.
이탈리아, 그리스, 오스트리아의 중소 은행에서 탈락 은행이 비교적 많이 배출될 것이란 전망도 시중에 돌고 있다.
감독 당국은 금융위기 발생 시 손실분을 감당할 만한 자금이 확보돼 있는지, 위험자산 비중이 너무 높지는 않은지 등이 이번 평가를 통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
또 감독국은 금융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시고 은행권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면 금융주의 주가에도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의 테스트가 변별력이 없었다는 비난을 만회하기 위해 새롭게 평가 기준을 강화한 만큼 유럽 은행에 대한 신뢰도 또한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패트릭 문넨 ING 인베스트먼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은행권을 에워쌌던 거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더 많은 자금을 금융주를 매입하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는 감독 당국의 말과 달리 이번에도 부실 은행을 적발할 만한 변별력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알베르토 갈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전략가는 "테스트를 통과한 은행들도 위기가 발생하면 제대로 활동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재무 건전성 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렌버그 은행은 보고서를 내고 "채권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탈락 은행이 많이 나오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