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성과위주 연봉제 도입..개인별 최대 70% 차등

입력 : 2014-11-10 오후 12:51:1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성과위주의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고강도 개혁 작업을 이어갔다. 지난달 임원 31% 감축과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이어 권오갑 신임 사장의 세 번째 결과물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2개 분기 동안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년 만에 노조파업이 가시화되는 등 사상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올 들어 신규수주도 급감하는 등 경영상황 전반에 걸쳐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경영진의 대폭 물갈이에도 끝없는 추락이 계속되면서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10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연봉제 도입으로 개인별 성과 차등폭이 최대 70%까지 벌어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에 돌입했다. 우선, 올해 임원 및 과장급 이상 직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하고, 내년에는 전 직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직원에 대한 차등폭은 최대 60%로 임원과는 10% 차등을 두기로 했다.
 
이번 연봉제는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도 함께 도입되며, 향후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 배경에 대해 “지금까지는 사업본부별 업종이 다름에도 불구, 전사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를 계산해 왔다”며 “특정 사업본부가 적자가 나도 그해 다른 사업본부에서 흑자를 내면 똑같이 성과급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임금체계는 철저하게 본부별 성과에 근거해 성과급여가 지급되기 때문에 본부별 경쟁체제가 도입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조직개편 이후 제도개선팀을 사장 직속으로 설치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 왔는데, 많은 직원들이 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차등 성과지급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며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기획실, 인사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영업이익, 수주, 매출, 안전 등을 평가지표로 하는 사업본부별 평가기준을 새롭게 마련했다. 아울러 각 사업본부에서 단기성과에만 급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3~5년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장기성과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직원들 사이에서는 연봉제 도입에 대해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하는 측은 일을 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원칙에 의거해 적합한 제도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일을 잘해도 그만, 못 해도 그만'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어 생산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작용했다며, 연봉제 도입으로 이런 부작용이 근절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연봉제 도입으로 급여 총액이 낮춰지는 효과가 있어 사실상의 임금삭감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신규수주가 급감하고 사업부 대부분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연봉제 도입으로 사실상 임금이 상승하는 직원이 극히 제한될 것이란 의견이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현대중공업의 총 7개 사업부 중 전기전자, 그린에너지를 제외하고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건설장비 등 전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수주가 감소했다. 7개 사업부 중 조선과 해양의 매출 및 인력 비중이 가장 큰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비해 성과가 개선돼 연봉이 상승하는 인력은 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대중공업이 연봉제 도입을 발표한 이후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에는 ‘(연봉제 도입으로)과장급 이상 임금삭감 효과가 있을 것’, ‘회사에서 임금동결도 모자라서 더 깎으려고 한다’, ‘사무직 정착되고 나면 곧 생산직도 할 것 같다’ 등 연봉제 도입에 반발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직원 2만7246명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7232만2000원, 연간 급여 총액은 1조9704억8270만원으로 2조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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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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