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를 선점하라"..방송-통신의 공방전

미방위, 11일 공청회 개최..각계 의견 수렴

입력 : 2014-11-10 오후 5:57:4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지난달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에서 단통법과 함께 현장을 뜨겁게 달군 이슈가 있다. 바로 황금 주파수라 불리는 700MHz 대역 배분 문제.
 
앞서 옛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공백이 생긴 108MHz(698~806MHz)폭 중 40MHz를 통신 용도로 사용키로 했다. 방송과 통신, 관계 부처의 의견을 모두 수렴한 결과였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후 재난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방송업계의 입지가 줄어들자 지상파3사는 "차세대 방송서비스인 UHD 보급에 차질이 생긴다"며 기존의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국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지상파 주장에 동조하며 미래부와 방통위를 질타했다. 미래부에게는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의 전면 수정을, 방통위에는 방송 주파수 할당의 결정권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결국 지난 4일 미래부는 미방위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재난망에 필요한 20MHz폭을 우선 배분하고 종전의 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한 목소리로 700MHz 주파수 대역을 지상파에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News1
 
◇"UHD 방송, 700MHz 대역이 필수는 아니야"
 
지상파3사가 700MHz 대역의 할당을 원하는 이유는 'UHD 방송'이다. 더욱이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사용했던 주파수 반납의 행정적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방송에 우선권이 있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지상파의 직접 수신율은 7%에 불과하고, UHD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고가인 UHD TV를 구매해야 한다"고 맞선다. 지상파가 내세우는 'UHD론'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날로 늘어가는 모바일 데이터 수요와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방송 환경 변화를 감안해 통신에 가점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이기도 한다.
 
UHD 방송을 하더라도 굳이 700MHz 대역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달 미래부와 방통위는 "방송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방송 예비대역에서도 UHD 방송이 가능하다"는 주파수연구반의 의견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1개 채널에 해당하는 6MHz폭 방송 주파수로 UHD와 이동식방송(DMB)을 동시에 내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투자비 증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묘안으로 주목받았다.
 
◇경제 파급효과 분석도 '동상이몽'
 
주파수 배분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한 분석도 제각각이다.
 
한국방송협회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상파 UHD의 경제적 효과가 최대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16년 UHD 방송이 시작된다고 가정할 때 5년간 방송산업 관련 분야에 4조4000억원, 타 산업에는 3조6000억원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BCG는 700MHz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배정할 경우 2020년까지 6년간 683억달러의 GDP 향상 효과가 나타나고 1만9600개의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방송에 배치될 경우 생산성 증대나 비즈니스 창출 효과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주파수 경매 비용 측면에서도 통신용으로 배정될 경우 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 등 10년간 2조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지만 방송용으로 분류된다면 국가 재정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 외에도 지상파쪽을 옹호하는 진영에서는 "5G 시대가 도래하면 이통사에게 700MHz 대역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통신업계에서는 "5G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가 필요하다"며 상반되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회는 11일 오후 미방위 전체회의실에서 '700MHz 대역 용도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다. 미래부와 방통위 등 정부 관계자와 통신과 방송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학계 전문가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여론 수렴의 길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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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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