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샤오미의 공세가 무섭다. 하지만 외산폰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는 출시부터 벽에 부딪혔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알뜰폰사업자(MVNO)인 CJ헬로비전과 한국시장 진출을 검토했지만, 의견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샤오미가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CJ헬로비전이 부담을 느껴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MVNO 미디어로그는 전국 430여개 하이마트 매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X3 판매를 시작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후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을 들여와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화웨이 스마트폰 X3는 단말공시표 상의 요금제에 따라 최대 30만원의 단말 지원금을 지급받아 2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그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100만원 안팎의 높은 부담을 떠안았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구미가 당길 만한 조건이다.
하지만 중국내 1위 사업자인 샤오미는 아직 한국 진출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업자가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을 판매할 때는 출고가를 인하해서 소비자들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승산이 있다. 제조사 측에서 단말기 지원금을 충분히 지원해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여러 위험 요인도 감수해야 하는 만큼 물량을 대량으로 한 번에 들여오는 것보다 적정 수준을 순차적으로 들여올 수 있도록 계약이 진행되는 것이 유리하다. 통신사들에게는 외산폰에 대한 소비자의 외면과 자급제폰 유통 가능성에 따른 물량 부담이 대표적인 위험요인이다.
한국시장은 역사적으로 외산폰이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 애플과 모토로라 정도가 고작이다. 특히 중국 업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안 좋다. 국내시장에 먼저 들어왔던 ZTE 역시 실패로 마무리를 지은 바 있다.
또 해외직구로 자급제폰이 유통될 경우 통신사 측에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감수하고 물량을 대량으로 들여오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 자리에 오르며 위상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샤오미가 국내 통신업자들의 부담과 우려를 감안해 줄 리 없었다.
결국 샤오미가 통신사업자를 통해 국내시장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아진 상황. 국내 소비자가 샤오미 제품을 사용하려면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해야 하는데, 일부 전파 인증 문제로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샤오미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공식적으로 국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해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자급제 단말기 형태로 판매하는 방식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통신사업자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방식을 선택할 지는 미지수"라며 "먼저 시장에 진출한 화웨이의 성공 여부도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