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행남자기(008800)가 신사업 카드를 또 꺼내들었다. 지난 8월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계획을 철회한 지 석 달 만이다.
지난 12일 행남자기는 다음달 26일 임시주주총회 소집공고를 알렸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의료기기 개발·제조·판매, 저주파부착 습포제와 착부제 제조·판매, 화장품 제조·판매, 전자상거래업, 방송프로그램 제작·대행, 신재생에너지 개발·제조 등 7개 업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 안도 상정한다.
지난 7월 주총 안건으로 로봇청소기 등 가전제품 개발과 생산 판매, 태양전지 등 무려 11가지 사업목적을 추가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구난방식 신사업 계획이라는 비판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대그룹도 감당키 어려울 정도의 다양한 업종의 신사업을 추진할 자금도, 능력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질러보기 식의 이러한 무분별한 사업 구상은 시장의 신뢰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 사정과 보유한 기술력 등을 감안하면 신사업 계획을 모두 가져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질러보기식의 신사업 계획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눈을 흘겼다.
이어 "행남자기 측에서는 신사업 진행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고,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했지만, 지나번 주총 직전까지 신사업 계획이 수정된 전례로 봐 이번에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행남자기의 신사업 타진은 본업인 도자기 산업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13억8400만원을 달성하며 2년간의 적자기업 꼬리표는 뗐지만 올 들어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행남자기는 1분기 환율 영향으로 2억6200만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원고현상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와 도자기 납 검출 소동 등 부정적 이슈가 겹치면서 4억4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손실 규모를 키웠다. 하반기 역시 비수기로 통하는 데다 한·중 FTA 타결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생산을 하고 있어 중국산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이 낮은 편"이라며 "시장 개방 시 중국산 제품 가격에 밀려 점유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