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더이상 크기나 점유율 측면에서의 이익을 기대하지 않는다"
소니가 스마트폰 사업실패를 인정하고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그동안 힘을 쏟았던 스마트폰과 TV라인업을 줄이고 게임과 부품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5일(현지시간) 소니는 도쿄 미나토구 본사에서 상반기 실적발표 후 개최된 기업 설명회(IR)을 통해 TV와 스마트폰 라인업을 축소하고 이미지센서와 카메라 모듈 등 스마트폰 부품 판매 매출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소니는 향후 3개년 계획으로 이미지 센서와 게임 사업 매출 확대를 내세웠다. 게임분야는 기존 1조4000억엔(약 13조1200억원)에서 오는 2018년 1조6000억엔(약 15조) 규모로, 이미지 센서 사업은 8억9000만엔(83억3900만원)에서 15억엔(약 140억5400만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와 게임분야의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지난 2012년도 회계기준(2012년 4월~2013년 3월) 디바이스 분야의 매출은 전체의 약 4.45%를 차지했지만 이듬해 8.9%로 늘었다. 최근 발표한 올해 회계년도 상반기 실적에서는 11.6%로 두 자릿수대 비중을 기록했다. 게임분야 역시 같은기간 7.8%에서 11%, 15%로 지속적으로 비중을 늘려왔다.
소니 모바일 분야의 부진은 최근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라는 메이저 기업의 높은 점유율과 G3로 살아난
LG전자(066570), 여기에 저가 제품군에서 강세를 보이며 급부상한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26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소니 스마트폰의 올 3분기 점유율은 3.6%로 6위에 머무르는데 그쳤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소니는 지난 9월 지속적으로 하향 전망해오던 실적으로 또 한번 낮춰잡았다. 심화된 모바일 사업부진의 여파로 예상 회계연도 순손실 규모를 기존 500억엔(약 4685억원)에서 2300억엔(2조1550억원)으로 대폭 늘였다.
또 상장 후 56년만에 처음으로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모바일 사업부 인력 1000여명에 대한 감축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지속된 악재 끝에 결국 염원 사업이던 모바일 분야 축소를 결정, 체질개선을 통한 수익개선에 나섰다.
소니의 신임 모바일 사업부 수장 히로키 토토키는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지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뒤 신규시장에 대한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 소니 모바일 분야의 분위기는 나쁘지만은 않았다.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던 기조를 탈피, 양판점을 통해 공급하기 시작한 것. 소니는 지난 2일부터 하이마트 롯데월드몰점을 비롯한 서울 5개 매장에서 엑스페리아Z3와 Z3콤팩트 등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전반적인 모바일 시장 침체와 중국업체의 잇따른 국내 진출에 여전히 고전하는 상황이지만 유통채널 확대를 통한 반전을 꾀하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소니 관계자는 "자급제폰 방식과 이통사를 통해 개통하는 수량이 별개로 집계되는 만큼 정확한 통계는 낼 수 없지만, 자급제 폰 기준으로 지난 10월 전달의 6배가 넘는 제품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소니 전체 모바일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록 모바일 분야 축소를 결정했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존부터 잘 해오던 이미지센서와 게임분야에 보다 무게를 실어 수익성을 강화하는 측면이라고 봐달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레드오션인 스마트폰 시장 진입시기와 전략 선택 실패 등으로 수익성이 많이 악화된 소니지만 게임·카메라 분야서 강점을 보이는 포트폴리오을 감안하면 이번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어느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니 '엑스페리아 Z3'(사진=소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