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이앤씨에 유리한 규정 신설..조현룡 의원 관여 안했다"

입력 : 2014-12-01 오후 2:02:39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조현룡(69)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규정을 위반하며 삼표이앤씨에 유리한 규정을 신설했지만, 조 의원은 이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 심리로 열린 조 의원에 대한 5차 공판기일에 조 의원이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공단 건설본부 궤도처장으로 근무했던 김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처장은 "조 의원이 별도로 불러서 PST에 대한 국산화를 강조하며 이를 호남고속철도에 전면 적용하라고 했다"면서 "성능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전면 시공은 불가능하다고 했더니 나중에 10킬로미터만 반영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각 분야별로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었고 향후 호남고속철도에 개발해서 완료된 부분을 반영하는 쪽으로 추진하라는게 큰 골자였다"며 "성능검증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개발해서 적용하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처장은 "전차선과 신호, 궤도 등에 국산화 방침이 진행됐는데 궤도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국산화가 완료된 상태였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소재별로 다르다"며 "궤도는 하중을 많이 받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성능검증을 단계별로 받게 돼 있다"고 답했다.
 
이날 김 전 처장의 진술에 다르면 공단과 철도기술연구원, 삼표이앤씨는 2011년 3월 사전제작형 콘크리트 궤도(PST) 국산화 실용화사업에 대한 삼자간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체결하기 전 공단은 '민간 개발자가 개발비를 부담해 제품을 개발할 경우 민간개발자의 제안은 연구개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연구개발규정 55조를 신설했다.
 
김 전 처장은 "연구개발규정상 55조가 신설됨에 따라 연구개발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지만 거치지 않다"면서 "규정 위반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모 KR원장이 이 내용을 검토할 때 (절차상)문제가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안된다고 했을텐데 아무말 없어서 문제 없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처장은 "55조가 왜 신설됐는지 담당자에게 확인해보지 않았다"며 "개발자 주도 공단 참여 협약이 무슨 의미인지도 알아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조 의원이 문구를 직접 작성하거나 관련 내용에 대해 지시한 적이 있냐"고 묻자 김 전 처장은 "없다"면서 "조 의원에게 최종본을 보고했더니 '수고했다'라며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검찰은 "김 원장 진술에 따르면 증인이 호남고속철도 10킬로미터 구역에 PST를 넣지 않으면 곤란해진다고 말했다는데 맞냐"고 묻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확답을 피했다.
 
검찰은 조 의원이 호남고속철과 수도권 고속철 등 향후 신설 철도노선에 PST를 시공하라며 삼표이앤씨를 지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음 공판이 열리는 오는 15일에는 김모 한국철도시설공단 KR연구원장 등 4명에 대한 증인심문을 진행한다. 오는 29일에는 피고인심문과 함께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 의원은 삼표이앤씨로부터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성능검증을 통과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철도건설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입법 활동에 대한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철도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8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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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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