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검찰이 철피아 비리로 구속기소된 권영모(55)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에게 징역 2년6월을 구형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의 심리로 올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년6월과 추징금 3억8044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뇌물공여 관련해서 범행을 자백하면서 전달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AVT 이모 대표와의 문자 내용과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접촉한 후 금품을 공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단순 전달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권 전 부대변인이 AVT로부터 급여와 법인카드, 고급 승용차, 활동비 등을 받았다"며 "문자 메시지와 증언 등을 기반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변호사법 위반 역시 유죄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
검찰은 "권 전 부대변인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진 가운데 자금을 기반으로 영역을 확대했으므로 불법성이 더 가중된다고 볼 수 있다"며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이런 활동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AVT 고문이라는 사실을 감추면서까지 청탁을 했다"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업뿐 아니라 인사까지 깊이 개입돼 있어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이에 권 전 부대변인 변호인은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뇌물을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본인의 자백으로 인해 김광재 이사장이 사망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 눈물로 지새우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기업의 고문은 보통 조언하는 역할이고 특정 사안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며 "AVT 이 대표로부터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지만 대부분 알아봐달라, 소개해달라, 이야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장의 불공정한 문제를 결정권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대게 이렇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철도 안전성과 공익성을 바로 잡으려는 배경과 의도가 있었음을 살펴달라"고 촉구했다.
권 전 부대변인은 최후진술을 통해 "흑과 백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야 하는데 정당생활을 하며 바쁘다보니 소홀했다"면서 "주변을 잘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와 새누리당에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면서 "아내가 자궁암을 앓고 있는데 가까이에서 간호할 수 있도록 해달라. 그게 간절한 소망이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8일 오전 11시30분에 진행된다.
권씨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레일체결장치 납품사업 등과 관련해 AVT사로부터 3억8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VT사는 독일 보슬로사의 부품을 국내에 독점으로 수입·판매하는 업체다. 권씨는 이 회사에서 고문을 역임했다.
권씨는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을 도와주는 대가 등으로 김 전 이사장에게 3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은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