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인사가 곧 만사다”라는 말이 있죠. 최근 삼성그룹에 그 어느때 보다도 와닿는 말일텐데요. 이런 삼성그룹이 오늘 사장단을 시작으로 내년도 인사 개편을 시작했습니다.
삼성그룹은 오늘 사장 3명과 부사장 승진 1명, 이동 및 업무변경 7명 등 총 11명 규모의 2015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올해 삼성의 사장단 인사는 예년에 비해 그 규모가 작은 편인데요. 사장 승진자는 3명에 불과한데다 지난 2008년 이후 최소 규모였습니다.
지난해 총 8명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과 대비되는 결관데요. 삼성그룹은 이에 대해 올해
삼성전자(005930)를 포함한 많은 계열사들이 경영실적이 부진해 인사 폭이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고 밝혔습니다.
삼성그룹의 신임 사장 명단으로는 김현석 삼성전자 부사장이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고 메모리사업부의 전영현 부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이윤태 부사장도 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7명의 기존 사장단에 대한 보직변경도 있었습니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 센터장은 글로벌 마케팅 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석
삼성증권(016360) 사장은 사회공헌위원회로 적을 옮겼습니다.
조남성 SDI 사장 겸 소재부문장은 단독 대표이사 사장을,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전략지원총괄 사장과 상영조
삼성물산(000830) 부사장도 각각 삼성비피화학과
에스원(012750)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번 사장단 이동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건희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028050) 경영기획총괄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자리을 옮긴 부분인데요. 김 사장은 이번 이동으로 부인인 이서현 경영기획담당 사장과 함께
제일기획(030000)에 둥지를 트게 됐습니다.
김 사장의 합류로 제일기획의 기존 광고, 마케팅 분야뿐만 아니라 스포츠 마케팅 관련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처럼 제일기획에만 2명의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사장으로 포진하게 되면서 그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제일기획 자사주 매입 이후 지배구조상에서 중요한 위치로 부각되고 있는 제일기획인 만큼 그 사업부문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릅니다.
이번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에서는 몇가지 눈에 띌만한 점들이 있는데요. 먼저 삼성전자의 3대 핵심사업인 모바일과 가전, 반도체를 담당하는 사업부의 수장들이 그대로 유임됐다는 점입니다.
특히 무선사업부 신종균 사장의 경우 최근 지속된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었는데요. 비록 올해 부진했지만 모바일 사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논 신 사장이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신 사장의 후임으로 꼽히던 이돈주 전략마케팅 실장을 비롯해 김재권 글로벌 운영실장, 이철환 개발담당 사장 등 무선사업부 사장급 인사 3명은 2선으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실적부진의 여파가 아니겠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삼남매의 거취도 관심사였는데요. 당초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설 등을 비롯해 많은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결국 세 명 모두 현 위치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인해 이 부회장이 처음 치르게 된 이번 사장단 정기인사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아무래도 총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가 자칫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혁보다는 조직안정에 힘을 기울였다는 분석입니다.
오늘 사장단 인사발표를 시작으로 그룹인사 개편에 돌입한 삼성그룹은 향후 2, 3일내로 임원 인사를 실시하고 다음주쯤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뉴스토마토 정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