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 공무원 과반수, 전문가로 채용"(종합)

"세월호 참사 등 재난 전문가 공백 메울 기회"
베이비부머 3천명 은퇴..외부전문가 8백명 영입

입력 : 2014-12-02 오후 2:37:54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가 2020년까지 변호사 등 전문가를 비롯한 외부 인사를 800명 가량 영입하기로 했다.
 
또 순환보직제를 제한하고 '분야별 보직관리제', '직위공모제' 등으로 서울시 내부 인사들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능력위주의 인사체제를 강화하기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혁신 4탄 ‘인사형통’ 발표했다.
 
◇외부 전문가 비중 17%로 늘어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우선 2020년까지 외부 전문가 800명을 뽑을 계획이다. 계획대로 채용이 이뤄지면 서울시 외부 전문가 비중은 8.9%(881명)에서 17%(1681명)로 늘어난다.
 
채용 분야는 ▲외국인 전형을 통한 글로벌 인재 100명 ▲도시재생·리스크관리·공공투자관리 등 전문임기제공무원 400명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 100명 ▲고압가스시설 관리 등 특수업무분야 '전문경력관' 200명이다.
 
외국인 전형은 투자유치, 해외도시협력, 외국인 주민인권, 글로벌센터 운영분야 등 주요보직에 배치한다. 이를 위해 외국 대사관, 각국 노동청 등에서 고급 인력을 찾고 해외전문인력유치센터의 협조를 받을 계획이다.
 
◇변호사·회계사 등 서류전형 수시채용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는 서류전형 수시 채용만으로 뽑는 등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변호사·회계사를 채용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 박 시장은 "행정은 법치주의에 기반한다. 조례만 해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 뉴욕시에는 법무국이 따로 있다. 또 서울시 계약에서 회계 업무는 기본이기 때문에 회계 지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승준 인사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디지털 시대에는 법, 회계가 여러 분야에 쓰일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변호사, 회계사를 일반직, 영업직에 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꼭 필요한 전문가는 공무원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해서라도 채용할 계획이다. 김의승 서울시 행정국장은 "임기제직은 일반직보다 연봉을 높게 받게 된다. 또 5급 이상은 연봉 상한액 제한이 없다. 전문가들이 서울시에서도 민간만큼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6기 인사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News1
 
◇2년 순환보직제 제한, 분야별 보직관리제 시행
 
외부 전문가 영입 뿐 아니라 내부에서 공무원을 전문가로 키우는 계획도 병행된다. 우선 서울시는 공무원인 해당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기계적인 '2년 순환보직제’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순환보직은 회계, 세무, 인허가 등 일부 분야에서만 이뤄진다.
 
순환 방식 대신 서울시는 5급 승진 전까지 해당 분야에서만 근무해 경력을 관리할 수 있는 '분야별 보직관리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신규 공무원은 자신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복지·교육 ▲경제·문화 ▲환경·공원 ▲교통·도시안전 ▲행정·기획 등 5개 직무 중 한 곳에 3년간 근무하고, 공무원이 원할 경우 관련 부서에 지속 배치해 전문성을 쌓게 된다.
 
같은 직책에서 장기근무를 할 경우 근무평가, 성과급에서 우대를 해줄 예정이다. 전문관, 책임관 등으로 승진도 추진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안전행정부에 6급 정원 확대를 제의했다.
 
◇4·5급 직위 '직위공모제' 도입
 
4·5급 직위에는 '직위공모제'를 도입한다. 내부 공개경쟁을 통해 능력 있는 공무원을 배치하려는 의도다. 선발위원회에서 역량면접을 통해 4~5명 후보자를 선발하면 실장, 국장, 시장을 거쳐 적격자가 결정된다.
 
직원 교육 강도도 높인다. 먼저 '인적자원개발(HRD) 성숙도 진단'을 내년 하반기 실시해 중장기 인재양성기본 계획을 수립한다. 그 동안 외국 학교에 가서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학위를 받아오던 공무원 국회 훈련 시스템도 손본다. 앞으로는 학교 대신 실무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장 비서로 근무하는 경우가 있고 영국 중앙정부가 설립한 혁신 기구 네스터에도 직원이 나가 있다. 실무적으로 글로벌 트랜드를 배우고 서울 행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83.4%(8244명)인 일반직 순환근무자 비중을 2020년에는 45.7%(4518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대신 14.7%(1458명)인 전문관을 30.6%(3024명), 1.9%(186명)인 전문계열인을 23.7%(2346명)으로 늘린다.
 
◇베이비부머세대 퇴직 시기와 일치
 
박 시장의 이 같은 인사혁신안은 외부 전문가 영입은 늘지만 신규 공개채용 규모는 유지된다는 데 특징이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공무원들의 퇴직시기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박 시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2020년까지 서울시 전 직원의 약 30%(3065명)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하는 것을 두고 "인사혁신의 황금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김 행정국장은 "세월호 참사 등 대형 사고 이후 공무원 조직에 재난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는 공무원 전체 숫자는 늘리지 않고 전문가들을 영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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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