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간의 자동차 통상 마찰로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조립공장을 운영 중인 GM대우자동차에 불똥이 튀게 생겼다.
러시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아브토바즈'의 고위 간부는 10일 일간 코메르산트와 인터뷰에서 "우즈벡과의 자동차 통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즈벡에서 조립되는 대우차 수입을 제한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를 대주주로 둔 아브토바즈가 우즈벡에 단단히 화가 난 이유는 결제대금을 제때 송금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즈벡에 자사 차종인 `라다'를 판매하고 있는데 우즈벡이 자국 화폐인 `쑴'을 결제화폐인 달러와 루블(러시아 화폐)로 환전해 지급해야 함에도 이를 수개월까지 미뤄 현지 수입업자가 아브토바즈 본사에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우즈벡 현지 `라다' 수입회사 관계자는 "중앙은행의 지시로 현지 은행들이 환전해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즈벡 은행들이 환차손을 생각해 환율 인상 시점을 기다렸다가 차량 대금을 송금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아브토바즈의 보리스 알레신 회장은 지난달 "이런 환전 지체는 일종의 `무역 장애'라며 안드레이 클레파치 경제개발부 차관에게 서한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코메르산트는 우즈벡에 자사 차를 수출하는 러시아 자동차 회사 `솔레르즈(Sollers)' 역시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우즈벡에서 돈이 들어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아브토바즈가 생각해 낸 것이 우즈벡에서 생산되는 대우차의 러시아 수입 제한인 것이다.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자금 사정이 어려운데 수출 대금마저 받지 못하자 결국 `보복'을 하겠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러시아로 들어오는 경쟁자들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즈벡에서 러시아로 연간 10만대의 대우차가 수입되고 있다.
러시아에 판매되고 있는 대우차는 우즈벡 현지 자동차 공장 `우즈대우아브토'에서 GM대우로부터 부품을 받아 조립된다.
지난 1월부터 러시아 수입자동차 관세가 25%에서 30%로 늘었지만, 러시아는 우즈벡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기 때문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신문은 아브토바즈가 대우차에 관세 부과를 도입하고 부가가치세 인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투자회사 메트로폴의 한 분석가는 "아브토바즈는 현재 재고가 쌓여 있기에 외국 자동차 수입을 막으려 하는 것"이라면서 "환전 지체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성장할 때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