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또 부분파업 돌입..장기전 우려

입력 : 2014-12-04 오후 4:08:3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009540) 노조가 지난달 27일에 이어 두 번째 부분파업에 나섰다. 노사는 27일 부분파업이 있던 당일에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쟁점인 임금인상과 관련해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파업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 다만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일 노사 단체교섭이 열리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4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두 번째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부분파업에는 특수선 사업부(방산물자 생산 조합원) 등을 제외하고 울산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2500여명(사측 추산)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이는 앞서 노조가 예상했던 8000여명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로 지난달 1차 부분파업에 참석했던 3000여명에 비해서도 감소한 수치다.
 
이날 부분파업에 앞서 노조는 2일 지단쟁대위와 현장실천단, 각 전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본관 앞에서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3일에는 집행 간부들이 울산 시민을 대상으로 선전전에 나서는 등 파업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파업에 대한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에는 실패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을 비롯해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외에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계열사들도 노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6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는 기본급 1.96%(3만7000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통상임금의 100%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7일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이후 사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측은 노사 간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난 3일 올 들어 두 번째 단체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날 열린 단체협상에서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격려금 현재 통상임금 100%(주식)+300만원 지급 ▲무분규 타결기념 20만원 상품권 지급 ▲오는 8일 특별휴가 1일 ▲사내 복지기금 10억원 출연 등에 잠정 합의했다.
 
최종 타결 여부는 오는 5일 전체 조합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가결되면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1997년 이후 18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찬반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파업으로 여론이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지난달 6일 사측과 1차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 찬성률 42.1%로 과반수 찬성을 넘기지 못해 부결된 바 있다.
 
이번 2차 잠정 합의안의 경우 쟁점인 임금인상 부분은 1차 잠정 합의안과 동일하고, 무분규 타결을 기념해 상품권 20만원 및 특별휴가 1일을 지급한다는 내용만 추가돼 찬반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까지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계열사 모두가 동반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보유 주식을 매각하며 자금을 조달해 온 사측의 경영정상화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올해 신규 수주가 지난해에 비해 급감한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선박 인도 지연 사태까지 겹칠 경우 ‘세계 1위 조선소’의 대내외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이미지 손실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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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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