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한 외산폰들이 뭇매를 맞고 있다.
특혜 시비에서 스펙다운, 한글화 자판 오류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워낙 거세 ‘수모’란 말이 나올 정도다.
논란이 가장 뜨거운 것은 MP3기능이다.
노키아(6210s)·HTC(터치다이아몬드)·소니에릭슨(엑스페리아X1)이 국내 시장에 선보인 단말기들이 모두 디지털저작권관리(DRM)가 해제된 채 유통되고 있는 것.
DRM이 해제된 단말기는 일반 MP3 플레이어와 똑 같이 MP3 파일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PC 등에 저장해 놓은 MP3 음악파일을 휴대폰에 넣는 것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국내에 출시된 휴대폰에서는 멜론이나 도시락 같은 이동통신사들의 전용 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DRM)가 장착된 MP3 파일만 들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역차별 논란과 함께 국내 이통사들이 외산폰들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외산폰을 들여오면서 슬며시 DRM을 해제해 준 것은 국내 제조사들을 역차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통사들의 고무줄식 잣대는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대해 이통사들은 “스마트폰의 경우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어 DRM이 별 의미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스펙다운 문제도 시끄럽다.
KTF에 이어 6∼7월 경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일 노키아의 ‘6210s’는 스펙다운으로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다. 이름에서 나타나듯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길 안내 서비스가 핵심 기능이지만 정작 국내 출시 모델에는 이 기능은 지원이 안된다.
이에 대해 강우춘 한국노키아 대표는 “여러가지 절차상 문제가 많아 첫제품에는 이 기능을 넣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 나올 후속 제품들에는 지도 기능을 포함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TV를 볼수 있는 DMB기능은 아예 지원이 안된다.
소니에릭슨이 선보인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1’은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오류가 발견돼 논란이다. ‘엑스페리아 X1’의 엉터리 자판이 도마에 오른 것.
PC 키보드와 같은 쿼티(QWERTY) 자판을 한글화하는 과정에서 같은 부호를 중복 표기한 것이다. 또 일부 지역에서 수신 안테나가 한두 칸밖에 나오지 않거나 수신 감도가 떨어진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소니에릭슨은 공지사항을 통해 “국내 소비자 편의를 위해 원래 자판에 5가지 기호를 추가하면서 세미콜론이 2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용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일부 불편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서비스센터에서 키패드 교체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사용하라는 것이냐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니에릭슨이 급하게 제품을 출시하면서 검증 과정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