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적으로 조직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생긴지 2년이 다 되가는 현 시점에도 과학기술 소관 부서와 정보통신기술(ICT) 소관 부서 간 불협화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도 미래부는 겉으로만 하나의 조직이지 실상은 1차관실과 2차관실로 나뉘어진 두 개의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형태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새롭게 만들어진 조직으로, 과거 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던 공무원들이 주로 2차관실에 속해있고, 과학기술부, 교육부 등을 거친 공무원들은 1차관실에 소속돼 있다.
9일 미래부 주요관계자들에 따르면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1차관실과 ICT를 주로 주관하는 2차관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언젠가는 둘로 나뉘어질 사람들'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있었던 잦은 정부 조직 개편으로 인해, 소속 공무원들조차도 현재 조직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
특히 다른 부처와는 다르게 새롭게 조직된 미래부 소속 공무원들의 경우, 정권이 바뀌고 난 후에는 다시 조직이 분해될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 밖에도 미래부는 각 소속별 자신들 조직의 우월함을 나타내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 아직까지도 화학적 결합에 난항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부 1차관실 소속 한 고위공무원은 "2차관실 소속 공무원들은 ICT 기업들을 많이 상대하다 보니 '업자 마인드'가 강해 자기들이 '갑'인 것처럼 행동한다"라며 "반면, 1차관실 공무원들은 그 반대"라고 강조했다.
또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도 이들 사이의 벽을 두텁게 만들고 있다. 조만간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 여부가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전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2년~3년 후 쯤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권 교체 시기와 맞물리는 시점에 미래부가 이전하게 된다면, 조직이 본래처럼 다시 둘로 나뉘어져 애초 내려가기로 계획돼 있었던 교육과학기술부 출신 1차관실 공무원들만 세종시로 내려가고, 2차관실은 방송통신위원회와 합쳐져 과천 청사에 남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2차관실 소속 고위공무원은 "미래부가 세종시로 내려간다고 결정이 돼도, 당분간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당연히 조직이 둘로 나뉘어져 안 내려가게 되면 우리(2차관실)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분위기는 미래부의 용역 연구과제 수주로 운영되고 있는 산하 연구기관들에게는 조직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이미 미래부 해체 이후 상황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래부에서 주는 용역과제를 주로 받아 수행하고 있는 한 연구기관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가장 먼저 없어질 조직이 미래부 아니겠나"라며 "이 때문에 미래부가 아닌 다른 부처 소속 공무원들도 자주 만나고, 다른 부처의 연구과제도 살펴보는 등으로 인해 미래부가 주는 용역과제에만 집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이러한 각 차관실 소속 공무원들간 이질성을 해소하기 위해 물리적 결합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개월 전부터 미래부는 1차관실과 2차관실 소속 공무원들이 함께 점심을 먹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워낙 조직 자체가 크기 때문에 아직 1차관실 공무원들과 2차관실 공무원들이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서로 친해지라는 차원에서 위에서(고위직) 내려온 지시에 따라 이러한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