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골목상권 살리기' 일환으로 추진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 휴업이 위법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처분 대상이 된 대규모 점포들은 법령상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라는 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판결에는 처분 대상을 오인하는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은 임대매장이 대형마트에 포함됨을 전제로 대규모 점포 매장 전체를 단일한 처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대규모 점포에서 점원이 구매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지공하는 행위 등을 비추어볼 때 롯데쇼핑 등은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통시장의 구매환경을 개선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모여들도록 해야하는데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해 소비자 선택권을 가로 막았다"며 "나아가 저출산 등의 사회적 문제를 도외시 한 채 여성의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더하는 방향으로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규모점포에 입점한 임대매장 업주 역시 중소상인"이라며 "이들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권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청장·성동구청장은 원고들이 운영하는 대규모 점포와 준대규모 점포에 대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두 번째와 네 번째 일요일을 의무 휴업일로 지정했다.
이에 롯데쇼핑 등은 소송을 제기했고 원심 재판부는 "소상인과 전통시장의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미쳐 공익 달성에 효과적이고, 마트에 대한 구청의 처분이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지자체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