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끝낸 한국 프로야구는 '결혼시즌'

입력 : 2014-12-14 오후 1:14:16
◇2014년도 시즌 후 한국 프로야구 선수 결혼 현황. <뉴스토마토>는 선수와 신부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구단의 보도자료와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 공개한 정보만 싣는다. 이에 따라 이름·나이·직업·신혼여행 장소와 결혼식 시간 등이 일부 누락된 경우가 있다.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단체생활을 하는 프로야구 선수의 특성상 이들의 결혼은 '비활동기간'인 12월에 대부분 몰린다. 11월 말과 이듬해 1월초 결혼을 하는 일부 선수도 있긴 하나 그 수가 많지 않다.
 
올해 겨울엔 무려 20명이 넘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기혼자로 거듭났다. 전지훈련이 1월 15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신혼여행 등을 고려해 12월 둘째주 내에 결혼식이 집중됐고 급기야 하루에 9명의 선수가 화촉을 밝히는 날도 나왔다.
 
어느 커플 결혼에 사연이 없겠냐만 프로야구 각 선수들의 결혼에도 사연이 적잖다. <뉴스토마토>는 국내 프로야구 휴식 기간을 맞아 결혼식을 올리는 선수들과 그들의 아름다운 신부 그리고 각종 에피소드 등을 모아봤다.
 
◇스타트는 '지각결혼식' 김종호가..민명헌도 늦은 웨딩마치 
 
올해 '결혼시즌'의 문을 연 선수는 NC 김종호(30)다. 김종호는 2011년 신부 박수정 씨와 만나 지난해 아들 김성원 군을 낳았지만 아직 결혼식은 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에 치러진 결혼식이 늦깎이 결혼식인 셈이다.
 
당시 '무명선수'였던 그는 야구를 위해서 결혼식을 미뤘고 결국 지난해와 올해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고 NC의 마무리 훈련 종료 이후 결혼식을 했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이들 부부는 NC의 연고인 경남 창원시 마산지역에 신방을 차렸다.
 
'지각결혼식'은 김종호 말고 또 있다. 두산의 민병헌(27)이 그렇다. 민병헌은 올 시즌 초 "나는 이미 유부남"이라며 아내와 딸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민병헌은 13일 서울에서 화촉을 밝혔고, 14일 현재 일본 오키나와로 신혼여행을 떠난 상태다.
 
◇장기 연애 후 결혼 선수도 있어..9년, 7년, 5년..
 
지난 13일 저녁 6시 서울에서 1살 연하 신부 정민지 씨와 부부 연을 맺은 두산 김명성(26)은 5년의 연애 기간을 뒀다. 얼핏 보면 김명성이 이번 겨울에 결혼을 하는 프로야구 선수 중에 가장 오랜 연애 기간을 가진 선수로 느껴진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장기간 사귄 선수도 있다.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보인다. 6일 오후 결혼한 SK의 이재원(26)과 두산의 양의지(27)가 '장기연애'의 주인공이다. 공교롭게 둘다 포지션이 포수고 결혼식 일시도 6일 오후가 됐다.
 
양의지와 동갑내기 신부의 연애 기간은 7년. 2008년 가을 우연한 모임 자리를 통해 안 후 연인 관계로서 발전했다. 신부(이름 비공개)는 유학을 가려던 계획도 접고 양의지가 선수 생활에 전념하도록 내조를 진행 중이다. 신부의 '헌신'이 상당히 돋보인다.
 
이재원은 더욱 오래 사귀었다. 신부 김다혜 씨와 사귄 기간은 무려 9년. 알고 지낸지는 훨씬 오래 됐다고 한다. 평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이재원의 모습이 배우자 선택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원의 소속팀인 SK의 동료 포수인 김민식(25)도 신부와 연애 기간이 5년에 달한다. 김명성과 함께 공동 3위. 올해 프로야구 결혼시즌 장기 연애선수 대다수가 포수 포지션인 점이 이채롭다. 
 
◇장원삼의 웨딩 화보 사진.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거물' 결혼 소식 많아..김광현·최정·장원삼 등
 
이번 겨울 결혼한 프로야구 선수가 많다 보니 '거물'급 주요 선수의 결혼 소식도 많다. 비록 메이저리그 진출은 실패했지만 국내 리그의 최고 투수 김광현(26),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최다액 계약자 최정(27) 등이다.
 
14일 화촉을 올린 김광현의 결혼 소식은 지난 10월29일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 김광현이 "아내와 함께 미국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 있던 취재진 누구도 예상 못했던 '깜짝 발표'다.
 
김광현보다 하루 일찍 결혼한 최정은 울산MBC에서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던 나윤희 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들의 결혼 소식은 한 경제지의 보도로 알려지자마자 화제로 부상했고, 며칠동안 야구팬들은 물론 일반대중 입에 널리 오르내렸다.
 
지난해 투수 중에서 최고 FA 계약 금액의 계약 결과를 도출한 장원삼(31)은 7일 일반인 여성과 결혼식을 치렀다. 삼성 구단은 장원삼의 요청에 따라 신부 이름·나이·직업 등을 비공개 중이다. 이들은 아부다비로 6박 8일간의 신혼여행을 떠났다.
 
◇같은 날 같은 팀 선수 결혼식 집중돼
 
보름 사이 결혼식이 집중되다 보니 특정 날에 선수들의 결혼식이 몰리는 경우도 나왔다. 올해는 지난 7일이 특히 그랬다. 현역선수 9명이 결혼했고, 같은 팀 선수가 같은 날 결혼한 경우도 있었다.
 
7일엔 오전 11시에 결혼한 장원삼을 필두로 오재일(28·두산), 윤강민(25·NC), 이택근(34·넥센), 나승현(27·롯데), 김재환(26·두산), 윤지웅(26·LG), 홍명찬(27·SK), 유원상(28·LG)이 화촉을 올렸다.
 
덕분에 이날 두산 선수단과 LG 선수단은 시간 조정 때문에 애로점이 발생했다. 오재일·김재환(이상 두산), 윤지웅·유원상(이상 LG)의 결혼식이 겹쳤기 때문이다. 같은 팀 동료 선수인데 어느 결혼식은 가고 어느 결혼식은 가지 않기에는 껄끄럽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은 더욱 심했다. 결국 6일 결혼한 양의지의 당초 결혼식 일정이 7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광주광역시)에서 식을 치를 양의지가 날짜를 하루 당기고 서울에서 식을 치를 두 명이 3시간의 시간 차이를 두기로 했다. 
 
6일 결혼한 SK의 김민식(25)과 이재원은 중복 일정을 끝내 조정하지 못했다. 두 선수는 모두 인천서 결혼했지만, 장소가 주안과 송도로 멀었다. 그런데 결혼식 시각은 불과 30분 차이. 결국 조를 나눠 교차 참석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양의지의 웨딩 화보 사진. (사진제공=두산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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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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