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간의 교차거래) 시대가 막을 올린 지 한달이 됐지만,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상하이 증시의 급격한 상승 흐름 속에서도 후강퉁 수요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고 보도했다.
상하이거래소에 따르면, 후강퉁 가운데 홍콩에서 중국 주식을 매매하는 '후구퉁'의 투자한도는 총 3000억위안에 달한다. 하지만 후강퉁이 시행된 지난달 17일부터 후구퉁을 통해 중국 증시로 흘러들어간 금액은 669억위안으로 전체의 5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상하이에서 홍콩 증시로 투자하는 '강구퉁' 수요는 더 저조하다. 이때까지 강구퉁을 통해 상하이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84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전체 투자한도인 2500억위안의 3.4%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후강퉁이 높은 기대감으로 올 상반기 증시 랠리에 불을 지폈지만, 정작 시행된 뒤부터는 빠르게 그 열기가 식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후강퉁의 저조한 수요는 골드만삭스부터 HSBC까지 (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비나이 찬드고시아 프린시플글로벌인베스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후강퉁은 특성 상 큰 기대감을 불러올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후강퉁 거래는 시장 예상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제도들은 통상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큰 기대를 모으지만 실제로 효과가 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구퉁 수요가 부진한 이유로 까다로운 투자자격요건이 꼽히기도 한다. 강구퉁 투자자들은 대부분 중국 내 개인투자자로 50만위안의 잔고를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리요네(CLSA)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본토 투자자들 가운데 후강퉁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는 종전의 90%에서 20%로 추락했다.
프란시스 청 CLSA 아시아리서치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자격 요건이 복잡하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강구퉁 이용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내 투자자들은 이미 강구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홍콩 증시에 투자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