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교육부가 17일 내놓은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의 실효성 논란이 뜨겁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사교육 경감 대책에는 EBS 수능연계 영어 교재의 어휘가 교과과정 수준을 뛰어넘지 않도록 난이도를 낮추고 수학 교재의 종류와 문항 수를 줄이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올해 2월 발표된 사교육비·의식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18조6000억원, 사교육 참여율은 68.8%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으나, 1인당 사교육비는 23만9000원, 참여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34만7000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각각 3000원과 7000원 상승했다.
교육부는 학원비 인상 억제와 선행교육 풍토를 근절할 수 있도록,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서는 학원비 인하를 유도하고, 의견 수렴 및 공론화과정을 거쳐 학원비 인상의 주요요인으로 지적되는 외국인 강사 채용 금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선행학습 유발 광고를 하는 학원에 대해서는 학원법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상시점검을 실시한다.
학원비 등을 학원 외부에 게시하는 '옥외가격 표시제'의 전면 확대 등 학원비 공개를 확대하고, 행정처분이 부과된 학원의 공개를 위한 학원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입시전문 업체 진학사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서는 학원비 인하 유도 및 외국인 강사 채용 금지 검토 방안 등이 나왔으나 사교육 억제를 위한 방안은 수단이 목적을 넘어섰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를 없애는 근본적인 대책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진학사는 "영어의 경우 EBS 수능 교재의 어휘 수를 단계적으로 줄여간다는 대책은 그 동안 발표됐던 쉬운 수능 출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나 쉽게 출제될수록 변별력이 떨어져, 실제 입시를 치를 때 수험생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오늘 발표한 정부의 사교육경감 대책들은 EBS 교재 수능연계, 방과후 활동 강화, 사회인식개선 교육 등 역대 정부가 발표했던 과제들에 머물고 있다"며 "이미 실효성을 상실한 대책들로 이런 대책으로는 사교육경감도, 공교육정상화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현장으로부터 또다시 불신감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EBS 교재 수능연계를 사교육경감방안의 일환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EBS 수능연계 교재는 제2교과서가 돼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으며, EBS 교재와 별개로 학원수강이 이루어지고 있어, 사교육수요를 흡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월 서울의 한 입시학원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