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임효정·이지은기자] 18일 오픈 첫날인 이케아 매장을 구름 같은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날 오후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은 계속됐다. 호기심 가득한 눈길과 탐탁지 않아 하는 시선 교차도 이어졌다.
국내에 부는 북유럽 바람에 개점 첫날 이케아를 찾은 소비자들은 시각적 디자인에 매료된 모습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아기자기 꾸며진 쇼룸에 시선을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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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씨(25·서울)는 "어학연수 시절 해외에서 접했던 제품에 대한 향수 때문에 찾게 됐다"며 "원룸에 꾸밀 재료 의자, 미니테이블 등을 살 예정"이라고 발걸음을 바삐 움직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겉으로만 그럴듯한 제품들이 많아 선뜻 구매에 나서기에는 망설여진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주부들 지갑이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한국 가정에 어울리지 않는 스웨덴 제품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주방 쇼룸을 구경하던 서모씨(43·서울)는 "예쁘긴 한데, 쓰기에는 불편하겠어"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는 "씽크대 너비가 좁아 불편할 것 같다. 아무래도 서구식인 스웨덴과 한식 위주인 우리와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같은 문화적 차이는 아동 제품에서도 나타났다.
3살, 5살 두 아들을 둔 조모씨(38·경기)는 "아이들이 금방 자라니 저렴한 제품을 구입해 볼까 싶어 찾아왔지만, 막상 구입하기는 꺼려진다"며 "제품의 내구성, 아이의 안전성이 염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철제 프레임의 2층 침대를 가리키며 "국내에서는 철제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계단이 높은 2층 침대 역시 전체 소등을 하고 자는 우리 습관상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건식 욕실문화인 스웨덴과 달리 욕실 주변으로 물이 마를 날이 없는 국내 욕실로 인해 욕실 제품 구매도 꺼려진다고 한 소비자는 말했다. 그는 "우드로 된 욕실 제품이 예쁘긴 하지만, 우리 집에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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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디자인에 매료된 고객들이 막상 구매로 이어지기까지 난관은 또 있었다. 바로 '가격'이다.
일부 미끼상품과 생활용품 중심으로는 싸다는 의견이 주를 이었지만, 정작 주인공인 가구를 구매하기에는 내켜하지 않았다.
이모씨(38·경기)는 "개점 전부터 비싸다는 이야기가 많아 가격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다"며 "소품 위주로 저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모씨(45·서울)는 "옷장을 구입하려 했지만 배송료, 조립비 등을 계산해 보니 국내 브랜드인
한샘(009240), 까사미아에 비해 싸지도 않아 구매하지 않았다"며 "가구는 기대 이하였다"고 평했다.
이케아는 픽업과 배송 시 각각 기본 2만9000원부터, 조립은 4만원부터 받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생활용품 위주로 눈여겨 보고 있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한 시민은 "가구를 구입하기 보다는 코스트코처럼 생활용품을 구매하기에 적합한 것 같다"며 "국내 가구매장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