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구룡마을 일부 환지방식 개발 추진과 관련된 공무원을 인사 이동시키라는 강남구의 요구를 서울시가 거부했다.

 

지난 18일 서울시와 강남구가 구룡마을 개발을 100% 수용방식으로 재추진한다고 발표했을 때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일부 환지방식 개발과 직간접 적으로 관여한 서울시 공무원들은 구룡마을 개발에서 배제해 달라"고 박원순 시장에게 요구했다. 환지방식 개발을 추진했던 공무원들이 수용방식 개발을 추진하면 사업추진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19일 YTN라디오 '수도권 투데이'에 출연한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이에 대해 "구룡마을 개발에 있어서 구청장은 구청장의 역할을 충분히 다 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시가 할 일들을 충실히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원순 시장의 '인사' 권한에 강남구가 관여하지 말고,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에 전념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사 조치 불가'는 서울시 내부에서 확고해 보인다. 상급기관인 서울시가 일부 환지방식을 포기하고 하급기관인 강남구의 주장을 전면 수용했는데도 인사 조치까지 요구하는 것에 '신연희 구청장이 너무 하다'는 불만도 감돌고 있다.

 

강남구는 표면적으로 서울시가 인사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남구 공보실 관계자는 "신 구청장도 서울시 인사는 박 시장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인사 이동이 없더라도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남구가 '인사'를 거론했기 때문에 향후 구룡마을 개발 과정에서 서울시, 강남구의 의견이 다를 경우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은 높다.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은 곪아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서울시와 개발방식에 이견이 있을 때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었다. 구룡마을 개발토지 지정 과정에서 이들이 부당하게 군사시설 등을 편입시켰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구룡마을 개발 재추진 발표 준비 과정에서 강남구에 검찰 고발을 취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신 구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시키겠다고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 관행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라며 서울시 요청을 거절했다. 또 "무혐의 결론이 난다면 내가 책임 지겠다"며 고발 유지에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