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에 롯데아울렛에 이케아까지..골목상권 초토화

입력 : 2014-12-24 오후 5:18:19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광명 상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코스트코와 롯데아울렛, 여기에다 이케아까지, 국내외를 망라한 유통 공룡 3사가 모두 광명에 상륙하면서 지역에 기반한 골목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
 
거대 쇼핑몰의 등장으로 그 여파가 주변 중소가구 매장은 물론 의류, 생활용품, 장남감 등을 판매하는 매장에까지 고스란히 불어닥쳤다. 
 
◇허허벌판에 '유통공룡' 등장
 
지난 10년간 허허벌판이던 KTX광명역세권이 최근 잇달아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리잡으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포문을 연 건 지난 2012년 12월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다. 코스트코 광명점은 국내 9번째 매장으로, 개점과 함께 서울 양평점에 위치했던 본사도 이전했다. 당시 광명시는 대형마트나 SSM 입점이 골목상권 침해를 낳으면서 상생이 정치권 화두로 자리했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코스트코를 품에 안았다.
 
개점 6개월 전부터 지역상인 중심으로 ‘코스트코 광명입점저지대책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위원회는 수차례 집회를 통해 개점에 강력히 반발했다. 진통 끝에 위원회는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어 2년 뒤인 2014년 12월에는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코스트코 맞은편에 문을 열었다.
 
유통업계의 강자로 꼽히는 롯데그룹은 유통채널을 늘릴 때마다 골목상권 침해 등 탐욕과 꼼수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아울렛 광명점도 예외는 아니었다. 롯데쇼핑은 부지를 매입하는 대신 20년 장기 임차하면서 1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취득세, 등록세를 회피했다는 의혹에 직면해야 했다.
 
하지만 의무휴일제와 영업시간 제한 규제를 교묘히 피해간 이케아의 꼼수가 롯데쇼핑의 총알받이 역할을 하면서, 해당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각종 논란에도 이케아의 승부수는 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연 첫날 매장을 찾은 고객은 무려 3만여명.
 
10여년간 제자리 걸음이었던 광명역세권은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광명 중심상권 '광명역사거리' 초토화
 
달라진 건 광명시의 최대 상권인 광명역사거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반대 모습이다. 불과 7Km 남짓 거리에 코스트코에 이어 롯데아울렛과 이케아까지 들어서면서 이곳 상권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케아가 오픈한 지난 18일 매장을 찾은 고객들로 줄지어 있는 이케아(왼쪽)와 달리 한산한 광명가구거리 모습.(사진=뉴스토마토)
 
광명사거리는 지하철 7호선과 광명전통시장, 가구거리, 패션문화의 거리, 영화관이 입점해있는 멀티쇼핑몰 등이 즐비한 광명시의 대표 상권이다. 하지만 롯데아울렛과 이케아가 오픈한 이달부터 유입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역상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년간 광명 가구거리에서 매장을 운영한 A씨는 "이케아 오픈일이 다가오면서 손님들 발길이 줄기 시작하더니 이케아 오픈 직전 주말에는 매장을 찾는 고객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니까 잠도 이룰 수 없다"고 한탄했다.
 
실제로 광명가구거리에 있는 매장 4곳은 이케아 오픈을 앞두고 문을 닫았으며, 광명시가구조합이 조사한 결과 지난 보름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후폭풍은 중소가구점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8600여개의 품목을 판매하는 이케아의 등장으로 광명가구거리에 위치한 의류, 생활용품, 장난감 등 매장과 전통시장까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케아는 회원제 매장인 코스트코와 달리 방문 고객 모두에게 2000원~3000원의 저렴한 가격대로 파스타와 김치볶음밥 등을 제공해 식당을 운영하는 중소 상인들의 생존권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영화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주말마다 영화관을 찾는 고객들로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100미터 가량 차가 줄지어 서있었는데 롯데아울렛이 오픈한 이달 초부터는 줄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며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을 상대로 주말장사를 했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할 수 없게 됐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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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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