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허위·과장 광고를 한 분양사업자를 무더기 적발하고도 경고조치를 내리는데 그쳤다. 사업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자진시정을 하는 등 악의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이들의 행위를 중대하다고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수익형부동산을 분양하면서 기만적인 광고를 한 21개 분양사업자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린다고 28일 밝혔다.
적발된 분양사업자는 ▲유탑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동보엔지니어링 ▲미니스트리 ▲최성돈 외 3인(샤인 대표) ▲아이콘아이앤씨 ▲코오롱글로벌 ▲한양중공업 ▲경동건설 ▲임효순(해리건설 대표) ▲미도개발 ▲민수경(신화 대표) ▲대경씨앤디 ▲에이치케이부동산투자개발 ▲오룡주택 ▲제이디원 ▲대선건설 ▲아이앤씨개발 ▲최창욱(에스앤디 디벨로프먼트 대표) ▲씨엠씨월드 ▲태광투자산업개발 ▲미봉이앤씨 등 21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적은 비용만으로 투자가 가능한 것처럼 광고하거나 수익률을 부풀렸다. 명품브랜드나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의 입점이 확정된 것처럼 속이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임대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속인 곳도 있었으며, 건축물 용도를 허가 받은 용도와 다르게 광고한 사업자도 있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과거 사례를 검토해본 결과, 과징금 조치를 할 정도로 악의적이지 않았다"며 "중대한 사안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이들 사업자들의 부당한 광고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지만, 공정위는 이들이 인터뷰를 피한다는 이유로 실제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면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와 관련해 몇몇 피해자들이 있었지만, 계약 과정에서는 사실을 알고 계약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위가 직권조사를 벌인 조사범위도 공정위의 이번 조치에 대한 설득력을 잃게 한다. 부동산 관련 기만적인 광고와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는 전국적으로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도, 공정위는 중앙일간지와 경제지 등 5개 신문에 게재된 광고만으로 범위를 좁혀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3년도 상반기에 수익형부동산 관련 광고가 신문에 많이 나와서 이에 대한 진위여부를 따져보고자 큰 신문 위주로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모았다"고 밝혔다.
조사가 매우 제한적인데다 제재도 경고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내년에는 이 분야에 대해 좀 더 확대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방향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