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본사 전경,(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지난해 국내 완성차 5사의 자동차 판매대수가 최종 집계되면서 각 사별 희비가 엇갈렸다. 2013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내수가 아닌 수출에서 성적이 갈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68만5191대, 해외 427만8265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4.9% 증가한 496만3456대를 팔았다. 당초 내수 68만2000대, 해외 421만8000대를 더한 총 490만대의 연간 판매 목표 대수를 제시했다. 결과치는 목표치의 6만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기아차 역시 국내 46만5200대, 해외 257만6496대 등 전년과 비교해 7.6% 증가한 304만169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 목표인 48만대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해외에서 연간 판매 목표 대수인 248만대를 훌쩍 넘어서며 연초 수립한 총 목표 대수를 달성했다.
이로써 현대·기아차는 당초 제시한 786만대 사업 목표를 14만대 이상 초과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다만 신형(LF) 쏘나타 등 기대작이 시장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한 데다, 연비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신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수입차의 거센 공세로 내수에서 시장 지배적 위치를 내놓게 되는 등 주위 환경은 극도로 불안해졌다.
르노삼성은 부활의 계기를 마련한 한 해였다. 쌍용차를 제치고 국내 완성차 업계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8만여대, 수출 8만9851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9.6% 늘어난 총 16만985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당초 제시한 내수 판매 목표 6만6000대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13만1010대를 이미 11월에 모두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지난해 연초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내수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수출이 상대적으로 극히 부진하면서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한국지엠은 내수에서 2.2% 늘어난 15만4381대를 팔며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수출량은 24.4%나 급감한 47만6151대 판매에 그쳤다.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시장 철수 여파의 충격이 컸다.
쌍용차도 국내 SUV 시장 성장세에 따른 내수판매 확대에 힘입어 2년 연속 14만대를 넘어서는 판매실적을 거뒀으나, 주력 수출시장의 물량 감소를 극복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이렇다 할 신차 없이 잇몸만으로만 힘겹게 버틴 한 해였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6만9036대, 수출 7만2011대 등 총 판매량이 14만1047대에 그쳐, 연초 목표로 삼은 내수 6만9000대, 수출 9만1000대 등 16만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야심차게 준비한 소형 SUV 티볼리의 출격으로 올해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제 불안이 장기화되고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몇몇 국내 완성차 업체의 주력시장 수출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지난해는 내수시장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여느 때와 다르게 수출이 연간 실적을 좌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