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앞으로 인증제를 도입하려는 부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까다로운 경쟁제한성 판단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행정편의적 시각에서 남발된 인증제가 시장경쟁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대해 공정위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법령 등 경쟁제한사항 심사지침'을 개정해 지난달 22일부터 시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쟁제한사항 심사지침은 정부가 경쟁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 등을 제·개정하려고 할 때 공정위가 해당 부처에 시정권고 등 의견을 내는 토대다. 공정거래법에서 행정기관이 이같은 법 제·개정을 하려면 공정위와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인증제도가 경쟁을 촉진하는 순기능 대신 진입장벽이 생기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판단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먼저 인증 획득에 과도한 비용이 들어갈 경우 소규모 신규 사업자들은 획득 자체가 어렵게 돼 경쟁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토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품 출시 전에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인증에 과도한 비용이나 시설·인력 기준 등이 요구되면 자금이 부족한 소규모·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인증 비용과 요건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증기관에 과도한 혜택 제공 ▲정부나 공공기관이 직접 인증 ▲한 개 기관의 인증업무 독점 ▲이미 충분한 정보가 있는 분야에서 행정편의를 위한 인증제 신설 등도 삼가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정된 지침을 앞으로 법령 협의 및 심사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관계부처에서도 숙지할 수 있도록 각 부처에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증제 판단기준 마련과 함께, 공정위는 안전·환경 규제에 대한 편익비용(B/C) 분석 실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경쟁제한성 있는 사업자 간 협력과 정보교환이 카르텔로 이어질 수 없도록 관련 법령 사례를 명시해 이들에 대한 제·개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