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동부제철이 예정대로 채권단 손으로 넘어갔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지난 1984년 동진제강을 인수하며 철강사업에 뛰어든 지 30여년 만이다. 이로써 ‘철강왕’을 향한 그의 야심찬 도전도 실패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동부제철(016380)은 7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동부금융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무상감자안과 제3자에 대한 신주발행한도를 삭제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무상감자안이 의결됨에 따라 약 한 달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감자가 최종 확정되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동부제철의 새 주인이 된다. 이변이 없는 한 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동부제철 최대주주는 동부CNI(11.23%)를 비롯해 김준기 회장(4.04%), 김 회장의 장남인 남호씨(7.39%) 등 특수관계인까지 합친 지분율은 36.88%다.
하지만 내달 9일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해 100대 1의 무상감자가 완료되면 김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 미만으로 떨어진다. 기타 주주 보유지분에는 4대 1의 무상감자 비율이 적용된다.
전체 주식에 대한 감자비율은 보통주 84.5%, 우선주 75.0%이며, 자본금은 감자 전 3710억7357만원(6321만4714주)에서 1052억890만원(1004만1780주)으로 줄게 된다.
반면 채권단은 53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통해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 동부제철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무상감자와 출자전환 등은 이미 지난해 10월 동부제철과 채권단이 체결한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에 포함됐다.
채권단은 김 회장이 사재 출연 등 적극적으로 자구안을 이행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 부여를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대부분의 재산이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있어 사실상 경영권을 되찾기는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