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파리 언론사 테러를 계기로 이슬람의 폭력성을 재확인했다는 주장과 모든 이슬람인이 테러리스트는 아니라는 의견이 맞부딪쳤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12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테러로 유럽 곳곳에서 극우주의자들을 중심으로 반이슬람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의 반이슬람 운동단체인 페기다(Pegida)는 파리 테러로 목숨을 잃은 프랑스인들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검은 띠를 두르고 반이슬람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한(AfD)과 반이민 운동단체와 더불어 파리 테러 사태를 거울 삼아 이슬람 경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리에 동조한 시민들은 독일 주요 도시에서 유사한 시위를 진행했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도 이슬람을 규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슬람 극단주의로 파탄 지경에 이르렀던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반이슬람 여론이 확산됐다.
◇프랑스인들이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일부 유럽 정치인들도 이런 여론에 편승해 과격한 발언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반이민 정책을 주도하던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북부연합당 총수는 "이슬람의 테러에 관용으로 응수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고 지적했고, 덴마크 인민당 대표는 "2대 도시에 있는 모스크를 즉시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반이슬람 자유정당 대표는 "마르크 뤼터 총리와 서방 정치인들이 급진주의 이슬람 세력을 상대로 회유책을 쓰고 있다"며 "지금이 전쟁 상황이란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린 르 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는 "극단주의 이슬람의 이름으로 테러가 자행됐다고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슬람을 무턱대고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또한 적지 않았다.
베르나르 쿠시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슬람도 비이슬람 인들과 공통의 적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을 것"이라며 "그것은 바로 테러리즘"이라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은 "사회가 둘로 갈라지거나 두 문화 간에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우리는 독일 내 이슬람인들과 잘 지내고 있다"며 과열된 여론을 누그러뜨리려고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