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방안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기존 은행의 비용절감을 위한 새로운 채널로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11일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논의와 정책적 제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산분리의 유연한 적용, 금융전업주의 완화는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이슈"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과거 두 차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논의가 있었으나 금융실명제, 금산분리, 금융전업주의, 초기 자본금 규모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한 미국과 일본의 경우 비은행금융회사와 정보통신 등 비금융회사들이 설립을 주도했다. 설립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인터넷전문은행 현황(자료=보험연구원)
미국은 금융전업주의 완화와 더불어 금융업권간 융합, 금융과 제조업의 융합 등을 통해 고객만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이 비은행금융·제조업 기업들이 은행업에 진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특화된 사업모형을 유지하고 있다.
전용식·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비은행금융·제조업 기업의 참여와 업무범위가 제한될 것으로 보여 업권간 융합을 통한 경쟁력 제고라는 도입 취지가 희석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의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업권간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과 새로운 금융서비스에서 파생될 수 있는 소비자보호와 리스크관리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권간 융합이 업권간 공정한 경쟁과 금융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