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공급의시대 종언..관리의시대 가속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시대변화 '마중물'

입력 : 2015-01-15 오후 2:07:47
(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주택 공급의 시대, 그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관리의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 장터를 열어 준 듯 합니다.
 
서울이 약간 모자라긴 하지만 전국 평균으로 이미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었습니다. 더이상 절대적으로 집 자체가 모자라 문제가 되는 시대는 아닙니다.
 
과거에는 집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고, 이후 어디에 사느냐가 주거 결정의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 집에 사느냐가 점차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데요. 이는 주택 부족기는 이미 오래 전 벗어 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지요.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은 관리의 시대 마중물의 일환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 분양시장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부동산시장 자체가 예전과는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일부 될만한 곳에서 폭발적인 청약률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전체가 계속해서 집장사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최근에는 도급순위 25위의 대기업 계열 건설사마저 법원의 관리를 받게 되는 일이 있었죠. 최근 몇년 사이 건설사의 많은 주택사업국 수장 회사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조차 주택사업국을 축소하거나 다른 부서와 통합하고 있습니다.
 
올해 분양시장에는 약 30만가구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라던 지난해 27만가구보다 많습니다. 밀어내기 분양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집니다. 포화상태에 임박한 분양시장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호기를 놓칠 수 없는 건설사들의 몸부림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 방안이 나온 것입니다. 국토부는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방안을 설명하며 상당 부분을 일본과 비교했는데요.
 
일본은 전체 임대주택 중 80%를 전문기관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기업형 임대산업의 연 매출액이 20조원이며, 종사자 수만 25만명 수준이다. 일본의 임대사업자 평균 관리호수는 4765호고, 상위 10개사는 평균 30만호를 관리하고 있다. 등등...
 
애써 일본의 사례를 붙여 우리의 민간임대산업이 얼마나 낙후돼 있고, 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를 설명해 줍니다.
 
분명 일본의 민간 임대산업이 우리에 비해 발달된 구조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된 이유가 뭘까. 잃어버린 20년과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건설산업의 생존전략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일본은 주택시장이 아사직전에 몰리며 건설사가 건설과 임대를 동시에 계획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확대해 리모델링과 유지·관리까지 복합화하면서 장기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공급의 시대를 마감한 일본 건설사들은 생존을 위해 임대와 관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국토부는 임대차시장의 사각에 놓여있는 중산층의 거주 안정을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중산층을 배려한 것치고는 너무 공급자, 즉 건설사 중심으로 내용이 도배됐습니다. 공급자에 갖가지 혜택을 주면서도 세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임대료 상한은 두지 않았습니다. 건설업계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누구를 배려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던 분양시장에서 더이상 먹거리를 찾기 힘들어지는 건설사에게 국토부는 임대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던져줬습니다. 분양시장에서 힘을 못쓰고 있던 몇몇 굵직한 건설사들이 적극적인 검토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풀지 않던 퍼즐을 고맙게도 정부가 나서 맞춰준 모양새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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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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