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해 구단 최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염경엽(47) 감독이 올해 준비를 시작하는 훈련을 위해서 출국했다. 염 감독은 올해 적용될 144경기의 일정에 대해 기존의 타 구단 감독과는 다른 견해를 표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은 내달 20일까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서 진행되는 올해 전지훈련 일정을 위해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는 항공기(KE005)에 탑승했다. 넥센은 올해 1차 스프링캠프는 서프라이즈서, 2차 스프링캠프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각각 진행한다.
염 감독은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마주친 자리에서 이번 스프링캠프 최대 목표로서 '기본기'를 꼽았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기본기를 잘 다듬길 바란다. 기본기만 잘 잡아주면 좋은 캠프가 되고 결국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매년 캠프마다 면담을 하고 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어떤 야구를 하고 있고 해야 하는지 되짚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캠프는 불펜진 완성이 목표..신인 김택형 주목"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진 완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구단이 영입한 손혁 투수코치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고 결국 이번 캠프 방향을 잡았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투수 쪽에서 실패를 경험했고 이것이 많은 공부가 됐다"면서 "결국 야구는 투수가 한다고 본다. 또한 선발(투수)에 비해 중요한 것은 불펜(투수)다. 선발은 한 경기를 패하게 만들 수 있다. 반면 불펜이 약할 경우 2~3경기를 패하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주일, 더 나아가 한 달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야구 하면서 느낀 부분"이라고 말하며 스프링캠프서 불펜진을 보강하려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간 넥센은 상대적으로 투수가 약한 팀으로 꼽혔다. 밴헤켄 등의 강한 투수들이 있긴 하나 소수다. 결국 넥센이 더욱 강해지려 생각한다면 마운드의 전력 강화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기존 최상위 투수는 물론 새롭게 팀을 견인할 좋은 투수가 나와야 하는 이유다.
염 감독은 올해 새로 빛나야 할 투수 이름에 대해 "김정훈, 김영민, 이정훈 등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 또한 박성훈과 신인 김택형도 괜찮다"라고 거론했다.
특히 김택형에 대해서는 "김택형은 왠만한 왼손 타자들은 치기 어려운 스타일의 공을 던지는 선수"라면서 "SK와 롯데, NC를 거친 이승호 스타일이다. 공을 최대한 감췄다가 던지곤 하는 스타일"이란 말과 함께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상 전력은 신경쓰지 않는다. 오재영은 언젠가는 올 것"
염 감독은 고관절 부상을 당해서 캠프에 못 가는 오재영에 대해 "나는 부상 전력은 신경쓰지 않는다. 어짜피 투수진은 돌려쓰는 것이다. 오재영은 시즌 초 팀에 합류가 어렵다고 여기는 선수 중 하나"라는 말로 어려운 상황에 대해 초연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외국인 2명과 한현희 정도의 선수가 부상당해 전력 밖 선수가 될 경우 큰일난다. 한 시즌을 운용하며 예측하는 상황에 포함되지 않고 전력에도 상당한 타격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재영은 그런 면에서는 타격을 강하게 안기는 선수는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오재영에 대한 기대감은 버리지 못한 듯 했다. 염 감독은 "오재영은 언젠가 꼭 올 것이다. 급할 것은 없다"면서 "어짜피 페넌트레이스의 기간은 길다. 오는 5~6월 보탬이 되면 된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회복한 이후 팀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염 감독은 지난해 준우승의 통한이 아직도 꽤 강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준우승의 원인을 찾은 듯 했다. 그는 "정말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한 후 "야구가 구상했던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했다. 감독 3년차임에도 아직 투수 쪽에서는 아무 성과가 없는데 이제 뭐가 부족한 것인지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