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신고선수 '계약위반' 논란, 진실공방

"KBO 표준계약서로 계약 체결..내용 설명해줬다"
"계약서 공개 요구 묵살..해지 후도 계약서 안 줘"

입력 : 2015-01-19 오후 8:50:5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신고선수 무단 방출' 논란에 휩싸인 프로아구단 KT WIZ가 해당 선수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KT WIZ 관계자는 19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해당선수들이 방출된 것은 구단이 원하는 수준에 실력이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는 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계약 해지 당시에도 이 같은 사항을 해당 선수들에게 명시적으로 알려줬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출된 신고선수 6명에 대한 계약기간을 2014년 2월1일부터 같은 해 11월30일까지로 일괄적으로 정한 것은 프로야구선수들의 계약기간을 적용한 것"이라며 "이는 KBO에서 사용하는 표준계약서에 규정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당 신고선수들과 체결할 당시 사용한 계약서는 KBO에서 사용하는 표준선수계약서이고, 선수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려줬음은 물론 내용도 선수들이 읽어볼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계약기간 보다 5개월 일찍 입단한 신고선수에 대해 KT WIZ 관계자는 "신생구단으로서 신고선수들의 경우 하루라도 먼저 팀 훈련에 합류하기를 원했고, 대학에 소속해 있는 선수들의 경우에는 관련 협조공문을 통해 구단의 훈련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대학측에 알려줬다"며 "이 훈련기간에 대한 필요성은 구단과 선수의 이해관계가 동일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기간 동안 해당 선수들에 대한 숙식 및 이동, 장비 등에 대한 제반 비용은 구단이 부담했다"며 "개인비용을 들여 훈련에 임했다는 선수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훈련을 떠나기 위한 공항이나 버스 안에서 계약체결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는 신고선수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KT WIZ는 전면 부인했다.
 
KT WIZ 관계자는 "당시 계약은 훈련이 진행 중이던 수원 성대 구장에 사무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유일한 선수휴식공간이었던 버스 안에서 훈련 시작 전 혹은 후에 할 수밖에 없었으며 일부 선수는 11월 해외 전지훈련부터 합류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주요 계약 내용은 담당자가 설명했으며, 연봉 등과 같이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직접 확인하고 서명했다"며 "시간적으로도 계약서 내용을 확인할 시간은 충분히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계약서 교부 요청을 묵살했다는 신고선수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KT WIZ 관계자는 "계약서는 2부를 작성했고 선수가 요구하는 경우 언제든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KT WIZ 관계자는 다만 작성된 계약서 2부를 신고선수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계속 이동하고 숙소생활을 하고 있어 분실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구단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계약 해지 후 내용증명을 보낸 신고선수 측에게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KT WIZ 관계자는 "담당 변호사가 지난 1월5일 상대 측 변호사에게 연락했을 때 해외에 나가 있어 1월9일 이후 접촉하기로 했으며, 관련된 회신서 등의 작성사실을 알려줬고 협상을 위한 준비 중이었다"며 "그러나 상대 측 변호사는 1월9일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T WIZ의 이같은 주장과 해명은 신고선수들의 주장과 상당부분 배치되고 있어 진실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KT WIZ는 계약 해지사유가 선수들의 실력부족이라고 주장했으나 선수들은 이같은 사유는 계약해지 사유로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고의적으로 실력발휘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해지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 1월9일 이후 선수들 측 변호사가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부분도 주장이 상반되고 있다. 선수들을 대리하고 있는 장달영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이메일이나 전화, 비서를 통한 연락 등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원한다면 통화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계약해지 이후 당초 계약기간까지의 연봉 금액을 주지 않은 것이 KBO측의 유권해석이라는 KT WIZ의 주장을 두고도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들은 직접 KBO에 확인한 결과 KT WIZ에서 이번 분쟁에 관해 유권해석을 요청해온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이날 오후 이번 분쟁이 단순한 계약분쟁을 떠나 프로야구 신고선수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건이라며 국가인권위에 진상조사 착수를 진정했다.
 
한편, 이번 분쟁이 진실공방에 이어 법리공방까지 이어질 태세지만 극적으로 합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KT WIZ는 이날 "우리는 정도경영을 따르고 있으며, 이번 건에 대해서도 원만히 협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앞서 공개질의·요구한 사항에 대해 KT WIZ가 성실히 조치한다면 합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KT위즈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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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