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공개한 올해의 업무계획과 관련해, 상당수 정책이 지상파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7일 방통위는 정부 과천청사에서 '2015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재허가 및 재승인 고시 지정, 지상파 광고총량제 허용, 초고화질(UHD) 방송 활성화, 이동통신시장 규제 등 다양한 현안을 주요 과제로 내건 방통위는 "그간의 논의된 정책들의 결실을 맺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이날 가진 브리핑을 통해 "방송의 공적 책임, 공익성 및 공정성 강화, 방송 서비스 활성화, 제도 개선 및 기반 구축, 방송통신 시장의 공정 경쟁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해 주요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2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2015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사진=방송통신위원회)
◇유료방송·신문 "과도한 지상파 챙기기..미디어 다양성 훼손 우려"
하지만 방송업계 일각에서는 "올해에도 방통위의 지상파 챙기기가 반복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광고총량제나 다채널방송(MMS) 시범서비스, UHD 방송 활성화 등 지상파 중심의 정책이 대부분이라는 것. 통합시청률제도 도입이나 이해관계자간 분쟁해결 기능을 강화한 방송법 개정안 등 방송 생태계 정비를 위한 내용도 포함됐지만 '보여주기식 균형맞추기'라고 지적했다.
그 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광고총량제란 광고유형에 관계없이 최대 광고 송출시간을 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방송사업자가 광고의 범위와 방식, 시간대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어 수익 창출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통위는 지상파에 광고총량제와 함께 가상광고, 간접광고, 신유형 방송광고 등도 전면 허용할 방침이다.
유료방송과 신문 업계는 "광고총량제는 지상파로 광고를 몰아주는 행위"라며 "미디어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이들은 "방통위가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지상파 방송의 연간 광고 매출 증대 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자료없이 도입 방침부터 발표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성준 위원장은 "현재 방송 시장은 1960년대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좀 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광고가 나와야 방송광고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고, 이를 재원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제도 개선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의뢰한 광고총량제 관련 용역보고서 결과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입법예고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도 놓치지 않겠다"고 전했다.
◇지상파 "총량제 이득 없어..중간광고 허용해야"
한편 광고총량제의 수혜자로 지목받는 지상파 방송사도 방통위의 방침이 아쉬운 눈치다.
지상파 방송사 연합체인 한국방송협회는 이날 '방송광고제도 선진화를 조속히 추진하라'는 성명을 통해 "방송시장 개방과 무한경쟁 환경 속에서도 종편과 유료방송에게만 특혜로 남아있는 여러 차별적인 광고제도들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총량제 허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은 것은 물론 중간광고와 간접·가상광고에서의 차별은 여전하다는 시각이다.
이들은 "방송광고 제도는 여전히 종편과 유료방송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며 "불합리한 광고제도가 지속될 경우 지상파의 콘텐츠 제작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구 방송프로그램의 유입, 중국자본의 본격적인 국내 진입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방통위는 소극적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광고는 유료방송보다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온라인으로 많이 빼앗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상파 계열 방송채널사업자(PP)가 벌어들인 광고 수입도 무시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중간광고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공적 책임을 강조하는 지상파들이 스스로 유료방송이 되고 싶다는 말과 같다"며 "그간 지상파로서 누려온 각종 혜택을 포기한 후에 요구하는 것이 옳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