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好실적, '기대 이하'인 이유는?

"비용 증가와 라인 게임·'매출 이연' 탓"
향후 실적 가늠자 '라인·모바일 광고·게임'

입력 : 2015-01-29 오후 6:20:00
◇네이버 본사. (사진=김동훈 기자)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등에 업고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라인 게임 부문 수익성 부진과 투자 자문 수수료 등 기타 비용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또 향후 실적 가늠자로는 모바일 광고와 라인 게임 등은 물론 라인 페이·택시와 같은 신규 사업의 성과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업이익 기대 못미쳐
 
네이버는 29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0.3% 늘어난 1961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02억3100만원으로 19.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48.6% 증가해 1345억44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확인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최소 2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던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광고 부문 성과는 양호했으나, 자체 게임인 라인 레인저스의 부진과 함께 투자 자문 수수료로 추정되는 기타 비용 증가 탓에 기대보다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작년 4분기 사업별 매출은 광고 5405억원, 콘텐츠 1991억원, 기타 107억원으로 각각 72%, 27%, 1% 비중을 차지했다.
 
다른 원인으로는 라인의 테마, 크리에이터스마켓, 자체 게임 등의 일부 아이템에 대한 '매출 이연'이 이번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가령 12만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사용자가 샀을 때 과거에는 12만원을 매출로 한 번에 인식했으나, 이제는 구매 이후 12개월에 걸쳐 1만원씩 나뉘어 계산된다는 것이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라인 게임이나 스티커 관련 이연 매출은 작년 1분기 86억원, 2분기 250억원, 3분기 400억원, 4분기 450억원 등으로 매분기 늘었다"며 "아울러 환율의 영향도 있었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주가 또한 전일보다 5.28%(4만1000원)나 추락한 73만6000원을 기록하는 등 미래의 네이버에 대한 기대감도 다소 감소한 모양새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이 회사 컨퍼런스 콜(전화 회의)에선 시장의 기대감에 부합하지 않는 설명이 이어진 탓. 인터넷전문은행과 모바일 광고 등 신규 비즈니스와 관련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고, 라인에 대한 비용 증가 전망까지 잇따른 것이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콜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과 관련) 금융기관 자체에 진입하는 것은 검토된 바 없고, 라인 타임라인에 광고를 붙이는 부분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라인의 경우 올해도 비용을 통제해서 이익을 내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이 기대하는 시나리오와 달리 성과를 거두는 시점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측이 보수적으로 컨콜에 임하면서 라인 투자를 지원한다고 코멘트해 매출 증가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심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 게임과 모바일 광고가 '관건'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모바일 광고와 라인 게임 등 신성장동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된 네이버의 사업별 매출을 자세히 보면 네이버 검색·디스플레이·라인 부문 광고 매출이 5405억원으로 전체의 72%에 달해 가장 많았으나, 전년동기대비 13.7%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라인과 네이버 웹툰·뮤직 등 콘텐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1.2% 오른 1991억원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해외 비중이 90%에 달한다. 라인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동기대비 61.9%나 상승한 2217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나쁜 것은 아니지만 밋밋한 실적이고, 국내 매출은 정체된 셈"이라며 "하지만 해외 부문은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라인을 통한 해외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리스크(위험)도 일부 존재한다. 황 CFO도 "지난 분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라인 레인저스가 일부 하락하면서 영향을 줬다"며 "라인레인저스는 내부에서 제작한 게임이라서 매출 인식이 거의 총액 인식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자체 게임이 아닌 경우 수수료가 빠져나가지만, 자체 게임은 이익이 회사 실적에 대부분 반영되므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성장동력의 핵심인 라인에 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한편 모바일 광고 플랫폼 지위를 국내외에서 강화할 방침이다.  라인의 다운로드 수가 1000만 건 이상인 국가가 13개국으로 늘었고, 이 앱의 실제 사용 지표인 MAU(월별 실 사용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1억8100만명에 달해 전년 1억3200만명보다 성장했다. 소상공인용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라인앳(@)'에 등록한 광고주도 13만명을 넘었고, 원스톱 모바일 결제 서비스 '네이버 페이' 또한 상반기 중 국내 도입된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라인은 일본에서 라인 페이와 라인 택시를 출시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는 물론 유럽과 중남미에서도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끊김 없는 모바일 쇼핑을 위해 쇼핑 검색을 개편하고 결제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FO도 "쇼핑 검색을 강화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며 "2015년 네이버는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 수준의 성장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원은 "네이버가 속한 업계 자체가 여전히 성장 국면이고 라인의 MAU 또한 성장하고 있으며 사업도 확장하고 있어 올해도 긍정적 실적을 낼 것"이라며 "모바일 광고 플랫폼의 성과와 자체 게임은 실적 가늠자이고 라인 페이 기반의 신규 사업들은 시장 기대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등.(자료=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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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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