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대면 실명확인 관심..업계 "영상인증 대안"

기존계좌 활용 등 대포통장 피싱사기 노출위험 커
신분증 사진 및 실시간 영상 확인 병행 등 대안

입력 : 2015-01-30 오후 5:26:18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위원회가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 육성 방안을 내놓으면서 금융권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논의가 활발하다.
 
은행들은 기존에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이 잘 발달돼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비대면 본인인증의 활로가 열리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비대면 서비스는 대면확인에 발목이 잡혀 구색만 갖췄기 때문. 보안이나 비용 문제가 있겠지만 업계에서는 영상인증 등 기존 기술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거래 '비대면 본인인증' 허용키로
 
(사진=뉴스토마토DB)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IT·금융 융합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핀테크 육성 방안으로 비대면 계좌 신설 방안부터 보안성 심의폐지도 들고 나왔다.
 
특히 계좌개설시 실명확인 뿐만 아니라 금융 거래시 본인확인 절차 전반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하는 등 엄격했던 대면확인 원칙을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권의 관심은 비대면 본인인증 부문에 쏠려있다.
 
은행들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미 고객들에게 인터넷 전문은행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데, 추가로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비대면 실명확인은 앞으로 점포와 채널 전략과 맞물려 있어 주요 관심거리다.
 
은행들은 기존에 '스마트브랜치'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걸맞는 서비스를 구축했지만 현행법상 금융사는 고객의 실명을 반드시 대면으로 확인해야했기 때문에 활성화가 어려웠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들은 거점 점포 중심으로 점차 줄이고, 복합점포를 개설하는 등 점포 전략을 새로 세웠다. 여기에 비대면 실명확인 허용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최근 은행연합회 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도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규제해서 하지 못하게 막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포통장과 전쟁중인 은행권 "보안이 문제"
 
우려되는 점은 보안에 따른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다. 혁신적인 서비스 출현을 유도하기 위해 보안성심의나 인증방법 평가제도를 폐지하고 본인인증 방법을 개선하면 금융사고 리스크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객이나 금융사 입장에서도 결제시스템 간소화는 환영할 일이지만 개인정보 보안 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이어 매년 늘고 있는 '대포통장'도 근절책은 나오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고 있지 않다. 
 
대포통장은 금융실명제를 위반하고 제3자의 이름을 도용해 만든 통장을 말한다. 통장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과 명의자가 달라 탈세나 금융사기에 이용되는 일이 잦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대포통장을 동원한 피싱 사기는 4만5000여건에 달한다. 전년보다 16.3% 늘어났다. 대출사기까지 포함하면 사건 발생횟수가 약 8만4000건으로 올라간다.
 
전체 대포통장 가운데 은행권 발생비중은 2013년 41.7%에서 지난해 상반기 36.1%로 줄었지만 하반기 들어 60.9%로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76.5%까지 치솟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감독당국과 은행들이 올해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갖가지 대책을 내놓아도 한계가 있다"며 "대포통장을 줄이지 못하면 핀테크 사업진출에도 적극적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영상 통한 실명확인.."현실성 가장 높아"
 
금융위는 기존 계좌를 활용해 신규계좌를 개설하거나 휴대전화로 신분증을 찍어 '인증샷'을 전송하는 방식을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대포통장 등 금융사고 위험노출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존 계좌를 활용한 본인인증 등은 이미 금융거래를 하고 있어야만 본인인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핀테크 육성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업계에서는 영상을 통한 실명확인의 방법을 현실성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안으로 보고 있다.
 
파이브지티 등 IT업체에서도 단말기에 얼굴만 인식시키면 문이 열리는 시스템으로 비밀번호나 열쇠, 카드, 지문 등이 필요없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의 얼굴에서 약 4만개의 특장점을 포착해 얼굴을 인식하기 때문에 쌍둥이도 구분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도 여권사진 등 고유정보와 출국자의 영상을 취득해 비교하는 '자동출입국심사서비스'를 시행중이다.
 
단순한 영상확인만으로는 여전히 보완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인증샷으로 송신된 신분증에 대한 진위 확인과 금융사 직원이 실시간 영상을 통해 확인하는 절차를 병행하는 것도 고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인 의지에 따른 영상연결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통화자 주변을 탐색한다면 안정성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사용자 편의에 따라 설계돼야 하겠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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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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