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한국타이어(161390)가 지난해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유지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경쟁 심화, 환율 하락 등이 매출에 부담이 됐다. 다만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타이어는 30일 지난해 영업이익 1조3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익 1조원 선을 지키는 데 만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6조679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매출액 6조7721억원, 영업이익 1조487억원을 소폭 하회하는 결과다.
◇한국타이어 2014년 실적. (자료=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4%로 2013년 14.6%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환율 부담에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초고성능 타이어의 판매 증가와 프리미엄 완성차의 타이어 공급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지켜냈다.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가 전년 대비 6.8% 늘었고, 런플랫과 레이싱용 타이어 판매도 10.8%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독일 프리미엄 세단에 런플랫 타이어를 공급했다. 또 하이엔드 스포츠카,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럭, 버스 등 신차용 타이어 납품도 확대했다.
지난해 이어진 원자재 가격 약세도 이익에 보탬이 됐다. 천연고무는 중국 수요 회복 지연과 동남아산 공급량 증가 등 초과 공급이 지속되며 톤당 가격이 2013년 4분기 2310달러에서 1년만에 1506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4분기 아시아 부타디엔 시세는 합성고무 시장 침체 여파와 수요부진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외형과 내실에서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후퇴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과 대외 환경이 불안했던 것이 부담이었다.
4분기 매출액은 1조6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전 분기 대비 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전 분기 대비 11.6% 줄었다. 시장 예상치에도 소폭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조7206억원, 2614억원이었다.
국내와 북미 지역의 4분기 판매 실적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과 유럽 판매가 부진했다. 중국의 경우 저가 로컬 타이어 공세가 부담이 됐고, 유럽은 경기 침체와 러시아 리스크, 강설량 부족으로 겨울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감소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올해 타이어 시장 환경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았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지난해보다 8.5% 증가한 7조2500억원을 제시한 반면, 영업이익은 0.4% 늘어난 1조350억원으로 전망했다.
증설에 따른 물량 증가와 마케팅 역량 강화 등으로 매출 성장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기대되며,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산 반덤핑 관세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시장 지배력 확대와 함께 자동차 관련 분야의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타이어를 근간으로 외형 확대를 이루겠다는 것. 1조원이 넘는
한라비스테온공조(018880) 지분 인수 후에도 안정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자동차 부품 사업으로의 확장과 함께 자동차 유통 측면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고성능 타이어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북미와 신흥시장 중심의 글로벌 공략을 통해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상을 소폭 하회한 실적을 발표한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하락 전환해 전날보다 1300원(2.41%) 내린 5만27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