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자본시장의 핀테크인 '캡테크(CapTech)'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예탁원이 '준공공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재분류된 가운데, 시장성 기업으로의 전환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금융에 핀테크 개념이 있다면 자본시장에서의 핀테크는 캡테크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캡테크는 자본시장(Capital Market)과 기술(Technology)의 융합을 의미한다.
유 사장은 "기술 결합이 가장 번성할 수 있는 장소가 자본시장인데 지금까지는 지나치게 지급결제 등 인터넷뱅킹 중심으로만 핀테크가 논의돼 더 분발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캡테크와 관련한 해외 사례로 24시간 모바일로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어드바이저'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그 뒤를 받혀줘야 하는데 신생기업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예탁원은 캡테크 회사가 성장·발전할 수 있는 운동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유재훈 예탁원 사장이 신년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예탁원)
유 사장이 취임 후부터 꾸준히 강조해 오던 예탁원의 민영화 원리 경영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예탁원의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이 지난달 29일 해제된 가운데, 예탁원은 '준공공기관'에서 '기타 공공기관'으로 유형이 변경됐다.
이번 변화가 예탁원이 추구하는 본질이 시장성 사업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유 사장의 설명이다. 예탁원은 그간 준공공기관으로서 감사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더해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까지 받아왔지만, 이번 결정 이후 관리 체계가 금융위원회로 일원화 됐다.
유 사장은 "예탁원은 궁극적으로 민간 경영으로 가야한다"며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그 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민간 경영을 위해서는 다른 기관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유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공공기관에서 벗어나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며 "거친 들판에 나가 경쟁을 통해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방이 거래소, 코스콤, 일반은행이든 경쟁은 거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여전히 강한 규제를 받는 산업에 속해 있는 만큼 정부 정책 방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향후 지속적인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화를 통해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예탁결제회사들과 업계를 나란히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 시도했던 여러 가지 사업에서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예탁결제 회사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펀드 시장에 대해서는 아시아가 강자"라며 "펀드 결제 시스템과 관련해 아시아가 중심이 돼 표준화를 주도하자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가을 대만에서 아시아 예탁결제총회가 열리는데 1년 간 준비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미 5~6개 나라가 테스크포스(TF) 구성에 참여 의사를 표시했고, 이들과의 합동 작업을 통해 최종 보고서를 올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