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 추진을 놓고 갈팡질팡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으로 촉발됐습니다.
문 장관은 "올해 중에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추진하지 않겠다"며 건보료 개편으로 직장가입자의 부담이 늘면 그들에게도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고소득자 눈치를 보느라 건보료 개편을 연기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백지화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발표 하면서 사태가 반전됐습니다.
청와대는 오히려 개편안 연기 책임을 문형표 장관에게 돌렸습니다.
청와대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인데,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빠르게 떨어지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문 장관과 복지부를 질책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도 건보료 개편안 재추진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청와대와 국회까지 복지부를 질책하자 정는 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애매한 태도는 여전합니다.
지난달 30일 복지부는 저소득층의 건보료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연내 저소득층 건보료 개편, 내년 중 건보료 체계 전면개편은 정해지 않았다는 입장.
그러면서 당·정이 협의해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건보료 부과체계를 고치자니 고소득자의 반발이 예상되고 안 하자니 국민 여론이 등을 돌리게 된 마당이라 여차하면 언제든지 발을 뺄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됩니다.
이러다 보니 정부가 무능하거나, 외압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증세와 복지' 논쟁이 뜨거운 요즘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 백지화를 장관 한명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닌 데다 사전에 이 문제를 놓고 당·정·청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뉴스토마토 최병호입니다.(뉴스토마토 동영상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