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무학(033920)이 연간 7억병이 넘는 소주 생산 능력을 갖추면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저도주의 확산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 시장 점유율도 상승세를 탈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23일 무학에 따르면 리모델링과 신규 생산설비 설치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가동이 중단됐던 창원1공장이 이달 17일부터 생산을 재개했다.
창원1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2억4000만병이다. 창원2공장 3억8400만병, 울산공장 1억2000만병 등을 포함하면 무학은 연간 총 7억4400만병의 소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소주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주류의 생산량인 연간 6억병을 앞서는 수치다. 롯데주류는 현재 충북 청주에 총 900여억원을 들여 3억병 규모의 소주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며, 완공 예정인 오는 12월부터 기존 강릉공장과 함께 연간 9억병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창원1공장 생산라인 증설에 따라 무학은 전국적인 점유율 확보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학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3800만병이 팔려 창원1공장의 생산 중단 기간에도 나머지 공장에서 판매량을 감당할 수 있었다"며 "이번 생산 확대는 점점 늘고 있는 수요를 소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가 소비자 조사를 기준으로 파악한 지난해 소주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51.8%,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18.3%, 무학의 좋은데이가 11.6%를 기록했다.
특히 무학의 좋은데이는 16.9도의 저도주인 강점을 바탕으로 안방인 울산·경남에 이어 부산에서도 1위를 차지했으며,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의 주요 상권에서 펼친 테스트 마케팅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판촉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저도주 트렌드에 힘입어 무학의 시장 점유율에 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서울 소주 시장의 저도 트렌드를 참고할 때 내년 알코올 도수는 17.0도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라며 "무학이 업계에서 가장 입증된 저도 소주를 보유했다는 점은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의 소주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대도시 소비 시장인 부산을 장악한 영업력과 금융자산 24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무학의 기초 체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좋은데이' 광고 이미지. (사진제공=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