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배우 이병헌(45)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예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이병헌은 모델 이지연(25), 걸그룹 글램 출신 김다희(21)와 관련된 협박 사건으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면서 궁지에 몰린 상태다.
이지연과 김다희는 지난해 8월 50억원을 주지 않으면 이병헌의 음담패설이 담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이에 이병헌은 경찰에 고소했고, 이들은 공갈미수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지연에게 징역 1년 2월, 김다희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후 이병헌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이달 26일 아내 이민정(33)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병헌은 일련의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공인이자 가장으로서 너무 큰 실망과 불편을 끼쳐 드렸다"며 "이번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가족과 아내에게 평생을 갚아도 못 갚을 빚을 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부남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이민정이 임신 중이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상황은 이병헌에게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991년 데뷔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던 이병헌은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가운데 그의 재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병헌이 충분히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이병헌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치명상을 입은 건 사실이지만,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란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조연급 배우도 아닌 톱스타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가 문제일 뿐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재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린 뒤 아무렇지 않게 복귀한 스타들이 많지 않았냐"며 "어쨌든 이병헌은 이번 사건의 범법자도 아닌 피해자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이병헌의 입장에선 당분간 해외 활동에 주력하다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 국내로 복귀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이병헌이 영화계에서 과거와 같은 입지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연기력에서 인정받는 배우인 만큼 연기 활동은 이어갈 수 있다"며 "하지만 과거와 같은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를 제작할 때 논란에 휩싸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은 모험"이라고 말했다.
한 영화 제작사 대표는 "연예인의 생명은 이미지다. 대중에게 비호감으로 비친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며 "이병헌이 뛰어난 배우는 맞지만, 충무로에서 대체 불가는 아니다"고 냉정한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연예계 관계자 사이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병헌의 재기 성공 여부는 결국 대중의 결정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그 첫 심판대는 이병헌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영화는 오는 7월 개봉될 예정이다.
이병헌과 함께 전도연, 김고은 등이 출연하는 '협녀, 칼의 기억' 역시 개봉을 앞둔 영화다. 2014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던 이 영화는 이병헌이 구설에 오르면서 개봉이 연기됐다.
이병헌이 이들 영화를 통해 대중의 차가운 시선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공적인 재기를 꿈꾸는 이병헌으로서는 관객들의 선택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