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노른자' 제주 시내면세점을 놓고 벌인 롯데와 신라의 유통 라이벌전에서 또 다시 롯데가 웃었다. 인천공항에서 핵심구역을 포함해 최대 면적을 따내며 완승을 거둔 데 이은 롯데의 2연승이다.
롯데는 27일 다음달 사업권 특허기간이 만료되면서 매장 위치를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옮기겠다고 관세청에 낸 사업권 신청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는 곳은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롯데시티호텔로, 신라면세점 영업장 바로 인근이다.
'제주의 명동' 연동에서 불편한 동거에 들어가는 롯데와 신라는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게 됐다.
사실상 요우커들의 집결지인 연동지역은 제주에서 신라의 안방과도 다름 없는 곳인 만큼 신라로서는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 1위 롯데파워가 작용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라는 그간 관세청이 원칙으로 내세운 지역 균형발전에 위배되는 데다 롯데의 독점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을 펴며 연동 입성을 저지하려 애를 썼던 게 사실이다. 심지어 롯데가 나온 서귀포시에 면세점을 하나 더 내겠다는 사업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역공 카드까지 빼들었지만 결국 롯데의 입성을 막아내진 못했다.
그동안 신라는 롯데가 옆집으로 이사오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던 터라 이번 결과에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반면 크루즈, 공항과 멀리 떨어진 서귀포시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며 수익성이 떨어져 고심에 가득 찼던 롯데는 이번 결과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신라와 연동 상권에서 제대로 승부를 내보겠다는 각오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제주항으로 들어오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사실 상 체류시간 등 제한적인 여건때문에 서귀포까지 이동하는게 쉽지 않았다"며 "연동으로 이전하면 크루즈 고객들을 유치함으로써 이전보다 매출 증진효과도 훨씬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큼은 롯데에 압승을 거두며 연동 상권을 주름잡았던 신라는 매출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제주 시내면세점 전체 매출 중 신라와 롯데의 비중은 7:3 정도로 신라가 월등히 앞섰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롯데가 신규 사업권을 따냄으로써 연동에서 신라와 양강체제를 구축하게 되면서 향후 양측의 매출구도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연동에 들어오게 되면 당연히 신라는 쫓기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롯데와의 경쟁으로 마케팅 등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면서 이익률도 현재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롯데 역시 벼르던 연동 상권 입성인 만큼 한류스타 마케팅 등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을 끌어모을 것"이라며 "양측간 대결구도가 상당히 팽팽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