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2일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산재신청과 함께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반올림은 이날 신모씨, 정모씨, 故 최호경씨, 오모씨 등 네 명의 삼성전자 뇌종양 피해자 집단 산재를 신청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신씨와 정씨는 반도체 조립공정 중 인쇄·외관검사·포장 등의 공정을 담당하다 뇌종양이 발병했다. 故 최씨는 교모세포종으로 지난 2013년 사망했으며, 오씨는 방사선이 노출되는 반도체 이온주입 공정에서 18년간 근무 후 교모세포종으로 투병 중이다.
이종란 노무사는 "반도체 LCD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화학물질, 방사선 등에 노출돼 직업병 피해를 보는 노동자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고, 현재까지 피해 제보는 322명, 사망자 수는 119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
삼성전자(005930)는 아직도 형식적인 재발방지 대책으로 임하며 여전히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성토한 뒤 "이번 집단 산재 신청을 시작으로 전자산업 뇌종양 진상규명 싸움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반올림은 2008년 故 황유미씨의 추모제를 시작으로 매년 3월 첫째주 진행되는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 추모주간'을 맞아 오는 4일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노동자 증언대회를, 6일에는 故 황유미 8주기 및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추모 문화제를 거행한다.
황씨는 2003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3년여 만에 숨졌다. 황씨와 아버지 황상기씨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싸웠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통해 여론의 중심에 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