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미국 진출기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두 회사의 사례를 발판으로 삼아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미국 오토텔릭사와 고혈압 복합제 '올로스타'에 대한 수출 계약을 지난 3일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오토텔릭은 미국에서 임상과 유통을 담당하게 되며, 대웅제약은 판매수익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된다.
◇한미약품 '에소메졸'과 대웅제약 '올로스타'.(사진제공=각사)
한미약품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로 미국 시판허가를 받아 2013년 12월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국내 개량신약으로는 미국 판매 1호다. 현지 파트너사는 암닐이다.
두 회사의 제품은 개량신약의 미국 진출 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국내에 복합제와 개량신약 개발 비중이 커지고 있어 제약사들이 성공모델로 벤치마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지 파트너사의 역할이 개량신약의 미국 진출 성패를 좌우한다고 의견을 모은다. 미국의 의약품 소비 패턴이 국내와는 판이하게 달라 어떤 파트너를 고르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국내는 약값을 건강보험에서 지불하는 사회보험 형태를 보인다. 반면 미국은 개개인이 보험사에 가입을 하는 민간 사보험 시장이다.
미국 소비자는 자신의 경제적 능력에 맞는 보험상품을 가입한다. 의료진은 의약품 처방·조제시스템에서 약을 고른다. 리스트에 제품과 보험약가(가격)를 등재하는 것은 보험사다. 보험사가 의약품 처방조제시스템에 등재하지 않으면 의료진은 해당 약을 처방·조제할 수 없다.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는 미국 판매사들은 보험사들과 계약을 체결한다. 현지 파트너사가 보험사를 통한 제품 등재에 얼마나 매달리느냐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에소메졸의 매출이 부진한 것도 같은 이유다. 당초 에소메졸의 2014년 미국 매출 목표는 500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100억원 미만에 그쳤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미국 사보험 시장 진입이 원활하지 않아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파트너사는 바이오벤처인 오토텔릭이다. 오토텔릭은 의약품 개발업체여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을 주도하는 대신, 판권은 현지 유통사에게 넘길 공산이 커 보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오토텔릭과 올로스타 임상과 판매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며 "오토텔릭이 작은 회사여서 영업전문회사로 판권을 넘길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제약사인 아포텍스가 블록버스터인 '플라빅스' 복제약을 2006년 선보였는데, 런칭 초기에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며 "대형 보험사와 손을 잡았던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량신약이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파트너사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약과 복제약의 마케팅 전략이 달라 파트너사가 신약 또는 복제약 어떤 사업구성을 가졌는지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