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1.4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이전 분기 대비 0.1% 증가해 작년 4분기(-5.1%)에서 한 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난 것과 관련,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경기침체 아니다'(No Recession)라는 지난 24일자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지만 한국 경제의 강함은 놀랍고 예상치도 넘어섰다"며 통상 전분기 대비 2분기 연속 역성장을 해야 경기침체로 보는 점을 감안할때 한국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경기침체를 경험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우리는 이전에도 한국이 아시아의 다른 '호랑이'들과 비교해 가장 늦게 경기침체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었고 실제로 다른 경제권과 달리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에 한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는 극히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경제가 강한 이유를 수출기업들이 강력한 경쟁력과 중국의 수요를 바탕으로 지역의 다른 경쟁자들보다 덜 영향을 받았고 원화 가치 절하도 상품 수출 뿐 아니라 서비스 수출에도 도움이 된데다 한국 정부의 빠르고도 공격적인 조치들도 효과를 낸 것 등을 들고 한국 소비자들의 강함도 놀라운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나머지 기간에도 2분기에 보다 강력한 모멘텀과 함께 전분기 대비 긍정적인 성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년 대비 성장률도 3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더블 딥'이 발생하더라도 한국은 수출의 강력함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때문에 다른 경제권보다 잘 견딜 것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생산 혁신,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은 요행에 따른 것이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 이뤄진 연구개발의 성과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원화가치 절하는 단지 추가 보너스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라며 부양책의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또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의 부양책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와 그린테크놀로지 개발 계획 등을 통해 중기적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그 결과 글로벌 수요에 더블 딥이 오더라도 한국은 보다 건설적일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전망했다.
씨티그룹도 24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1분기 GDP 결과와 관련, 수출과 제조업 생산 감소세가 완화됐고 이는 이미 월간 데이터에서도 잘 드러났다면서 2분기에 수출과 제조업 생산의 상당한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씨티그룹은 한국의 1분기 GDP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재정지출이 GDP 증가에 확실히 기여한 점이라면서 강력한 정부 지출과 건설 투자는 재정 확대의 영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1분기 GDP 결과는 성장의 모멘텀이 1분기에 다져졌다는 자신들의 견해를 받침한다면서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2.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토머스 번 아시아.중동지역 국가신용등급사무소 부사장은 24일 미국 뉴욕의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강연의 질의.응답에서 한국의 1분기 GDP와 관련, "한국이 일본 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고, 최악은 지났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강력한 회복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과거 외환위기 이후에 보였던 V자형 회복은 이번에는 한국이나 미국 등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모든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