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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화두다. 최경환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경제5단체장들과 만나 재차 임금인상에 기업이 나서야 한다며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경기상황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현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최종 임금인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정·청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야당도 환영하고 있어,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와 노동계가 높은 임금인상안을 제시하고 기업은 낮은 임금인상안을 내놓아 협상과정을 거치는 등 패턴을 거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도 5~8%대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사진제공=최저임금위원회)
◇금융위기 제외하고 최저임금 안정적 상승세
이날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따지면 전년보다 7.1% 오른 5580원이다. 8시간을 기준으로 한 일급으로는 4만4640원이고 월급으로는 116만6220원(월 209시간 사업장)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협상 과정을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대 노총으로 이뤄진 노동계는 매년 20%~35%를 넘는 인상폭을 최초제시안으로 내놨고, 경총은 2007년 2.4% 인상과 2010년 -5.8%를 최초 제시안으로 내놓은 것 외에는 매년 동결을 주장했다.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최종제시안으로는 노동계가 10% 안팎의 인상안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1~6%를 제시했다. 경영계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는 전년 11.9% 인상폭에 비해 3.6% 줄어든 8.3%를 제시했으며 꾸준히 적은 추이의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공익위원과의 노사 간의 협상 이후 인상안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1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며 5~8% 이상 올랐다.
지난해 역시 노동계는 전년 대비 28.6%가 오른 6700원을 최초제시안으로 내놓았으며,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 결국 공익위원과의 논의를 거쳐 5580원으로 최종 인상됐다.
◇올해는 얼마나 오를까?..노동계, 정규직 시급의 50% 넘게 요구
당·정·청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높은 최저임금 인상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한국노총은 정규직 시급의 50%인 7600원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 부총리나 이 장관이 대폭인상이라고 하면서 7%를 말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500원 올리자는 얘기 밖에 안 된다”며 “우리는 꾸준히 정규직 시급의 50%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경총은 최근 4000여 회원사에 올해 임금인상을 1.6% 안의 범위에서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글로벌 금유위기 이후인 2010년 임금 동결을 권고한 이래 지금껏 제시한 인상 폭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다.
노동계가 역대 최대의 인상폭을 제시할 것으로 비춰진 가운데, 경총 등 경영계는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 등의 부담을 이유로 동결 내지는 최대 5% 안팎의 인상률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저임금 협상 다음달부터 본격 시작
내년 적용될 최저임금에 대한 협상은 다음달 말부터 본격 시작된다.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 달 말 첫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첫 전원회의는 일반적으로 4월 초에 열리지만 9대 최저임금위원 중 대부분의 위원이 임기 3년이 4월 23일에 마무리된다. 이에 새 위원 인선 등으로 심의 늦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매년 하는 협상이지만 올해는 특히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이 유달리 높으며, 서로 간의 명분을 앞세우며 노동계와 경영계가 물러서지 않는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정부 지원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 부총리의 발언은 일종의 '언론플레이'라며 불신이 가득하다. 올해는 특히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최 부총리의 발언을 믿을 수 없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최근 경총에서 권고한 1.6% 인상에 대해 정부의 제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 재보궐 선거 표심과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대한 회유책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 정규직은 연공급으로 조금이라도 오르지만 일부 취약계층은 평생이 최저임금이다. 최저임금만이 이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번만큼은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1만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