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①崔-李-任 경제정책 3인방, '내수부양' 총력전

최경환 던지고 이주열 치고 임종룡 받고..찰떡 호흡
정부, 가계부채 낙관론 일관..시한폭탄 돌리기 우려

입력 : 2015-03-18 오후 5:10:37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이 이번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금융권에서는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적한 금융 보신주의 타파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경제, 금융 정책 사령탑을 모두 연세대 출신이 독식하고 있다. 이른바 '연세대 3인방'인 그들은 경제라인의 내수부양 정책 부분에 대해서는 주거니 받거니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75학번)가 경제정책 총괄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70학번)가 통화정책을 맡고 있는 가운데 임종룡 금융위원장(78학번)이 금융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News1
 
최 부총리는 현재 경기 부양에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재정투입, 임금인상, 구조개혁 등 동원할 수 있는 카드는 상반기에 모두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이른바 '초이노믹스'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하반기에는 총선 국면으로 넘어가는 만큼 앞으로 3개월이라는 골든타임동안 효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
 
이미 시장에서는 급격한 경기부양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각종 경제지표들은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는 등 정책 여건도 좋지 않다. 임금 인상은 경제계의 반발이 거세고 노동개혁은 노사정 대타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최 부총리가 유일하게 주도권을 쥐고 밀어붙일 수 있는 부문은 금융개혁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임종룡 위원장이 취임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고 있다.
 
◇李, 崔 시그널에 '척하면 척'
 
이미 최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척하면 척'하는 사이다.
 
최 부총리가 금리인하 시그널을 주면 이 총재가 즉각 화답한다. 한국은행은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75%로 낮추면서 최 부총리의 시그널에 응답했다.
 
이 총재는 취임 당시부터 금리정책의 시그널을 주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지만 '깜짝 인하'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정부와 여론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 3일 최 부총리는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돼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공식석상에서 디플레 우려를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금통위 직전날에 "(전 세계) 통화 완화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만 거꾸로 갈 수는 없다"며 금리인하를 거듭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최 부총리와 디플레이션 등 한국경제 전망에 대한 시각 차이는 있다. 이 총재는 이달 금통위 당시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하기는 이르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任, 崔 친정체제 합류.."금융보신 타파" 
 
지난 16일 취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금융권 보신주의 타파와 함께 금융개혁을 내세우면서 최 부총리의 발언에 동조하고 나섰다. 최 부총리는 이달초 한 포럼에서 "금융업이 고장났다"며 금융권 보신주의를 맹비난한 바 있다.
 
임 위원장이 내놓은 금융위원회 추진과제의 제목 역시 '경기활성화를 위한 금융개혁'이다.
 
취임간담회에서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빠르다는데 동의하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할 단계는 아니라며, 정부 내 기재부와 금융위의 시각이 사실상 같다고 인정했다.
 
임 위원장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기조엔 손댈 의사가 없으며, 미세조정으로 대응하겠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가계부채보다는 경기부양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임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금융위와 기재부의 협력도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임 위원장의 취임이 사실상 확정된 지난 12일 기재부,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함께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를 꾸렸다. 취임일인 16일에는 첫 회의를 진행했다.
 
신설하는 금융규제 개혁 추진기구인 금융개혁추진단에도 기재부가 함께 참여한다. 최 부총리가 주문한 금융개혁을 위해서 두 기관이 손을 잡은 셈이다.
 
금융위에서는 가계부채 문제 등은 단기적으로 끝날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가계부채 증가 부담을 금융위원장이 모두 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책임론이 금융당국이나 통화당국에 쏠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그만큼 최 부총리가 내수 부양 정책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에 이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가계부채가 더 늘더라도 경기부양을 통해 소득이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을 비롯해 내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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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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