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하이트진로음료(구 석수와퓨리스)의 유통 대리점이 본사의 서류 위조로 부당하게 채권을 회수당했다며 피해 보상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음료는 형사상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함께 대법원 민형사상 무죄로 판결을 주장하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31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010년 하이트진로음료(이하 하이트)와 유통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한신상사가 영업담당 직원의 서류 조작으로 현재 파산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000080)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주요 임원 국정조사 증인 채택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한신상사는 2010년 10월 2000만원의 보증보험을 담보로 제공하고, 하이트와 먹는샘물 유통 대리점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1년 5월 하이트는 한신상사가 샘물을 공급해 받을 채권이 있는 거래처에 한신상사의 8000만원 상당 채권을 하이트로 이전한다는 채권양도통지서를 통보했다.
하지만 한신상사는 이 통지서가 하이트에서 영업을 담당했던 조모 대리가 위조한 서류로 확신했고, 거래처에 사문서위조 사실을 내용증명을 통해 알렸다.
또한 한신상사의 김모 사장은 그해 6월과 7월 하이트가 발송한 세금계산서 중 그동안 거래 관계가 없는 업체에 자사가 물품을 공급한 것으로 꾸민 허위 세금계산서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조 대리는 그해 11월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한신상사에 대한 채권을 양도받을 후임이 없다고 전하며, 서울·경기 총판권을 주는 조건으로 채권 8000만원을 떠안아 달라면서 현금을 요구했다.
이 계약서는 서울·경기 총판권의 내용이 없이 완전히 다른 양식의 추가약정서로 김 사장에게 전달됐고, 하이트는 김 사장이 현금 8000만원 대신 우선 발행한 5000만원의 약속어음 중 2300만원을 할인해 받았다.
하이트와의 계약 후 김 사장은 총판권 손실, 하이트의 채권 추심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으로 경매 처분된 사촌 여동생의 아파트 등 총 4억원 정도의 피해를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하이트와 보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하이트는 위조된 서류로 담보권을 행사한 뒤 채권의 일부를 회사의 수중으로 회수했다"며 "이러한 행위가 조 대리 등 직원들의 주도로 이뤄졌다 하더라도 하이트는 이에 대한 도의적, 법률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이트는 2011년 5월 채권양도통지서가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 한신상사의 허락을 받아 작성된 것으로 위조 사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문제가 없고, 사문서위조로 형사 고소한 사건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맞섰다.
이와 함께 하이트는 허위 세금계산서에 대해 정수 유통이란 거래처로 대체해 출고한 부분을 원칙상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이며, 이는 김 사장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울·경기 총판권은 오히려 김 사장이 미수채권을 인정한 후 요구한 것이며, 2011년 12월 체결한 추가약정서 의무사항을 위반해 계약 내용이 해지됐다고 항변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김 사장이 일방적인 주장을 내세울 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결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사법 판단과는 별개로 도의적인 보상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유통 대리점이 내건 현수막. (사진=정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