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주식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또 다시 급증하면서 증시 과열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을 합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조48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중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각각 2조9900억원과 3조4933억원에 달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올해 초 유가증권 시장을 추월하며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신용융자잔고 추이. (자료=대신증권)
신용 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시장 과열 징후로 받아들여 진다. 실제로 과거에도 종종 신용거래가 급증한 시점과 맞물려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지난 2007년 말 금융위기 여파로 시장이 폭락하기 조금 직전에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역대 최고치인 7조105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2231.47로 사상최고치를 달성했던 지난 2011년 4월에도 신용거래거래융자 잔고가 7조원에 육박했다. 코스피는 당시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은 뒤 장기간 1750~2090선의 박스권에 머물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 잔고가 작년부터 다시 완만하게 늘고 있다"며 "신용매물 증가는 지수 하락 시 투자손실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의미할 수도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거래대금 및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규모를 비교했을 때 아직 시장 과열 상태로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송홍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2030~2040선까지 오른 상태인데 현재의 신용융자규모 수준 갖고는 과열이라고 판단하기는 조금 이르다"며 "시가총액 대비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신용거래 규모는 시가총액 대비해서 보면 과거에 비해 그렇게 높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에 명백하게 과열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하지만 코스피보다 코스닥 신용거래가 더 많은 것은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닥과 코스피 시가총액이 거의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도 코스닥 신용융자 규모가 더 높다는 것은 과열 신호로 볼수도 있다"며 "어느 정도 경계심을 갖고 시장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