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주장과 관련해 검찰이 "그런 진술이나 자료 제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0일 성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향후 수사 여부는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9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사망 당일인 전날 집을 나온 뒤 전화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구체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또 "2007년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경선비용)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며 "적은 돈도 아닌데 내가 먼저 주겠다고 했겠느냐"며 허 본부장의 요구로 돈을 건넸음을 암시했다. 그는 "(친박계)메인에서는 다 아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뒤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서도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말해 수사과정에서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로 예정된 전날 오전 5시10분쯤 집을 나와 잠적했으며 이날 오후 3시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 매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자원개발 비리 및 횡령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