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부동산 전문가들이 재등장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모델하우스 부동산설명회가 최근 분양시장 호황과 함께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부수익으로 강연료를 벌 수 있고, 건설사는 효과적인 모객 수단입니다. 투자자는 전문가의 부동산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관심이 높습니다.
최근 몇몇 건설사들이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다시 들고나다보니 당시 생각이 좀 나는데요. 전문가와 사기꾼은 종이 한장 차이라고 할수 있죠.
통산 모델하우스 분양설명회는 두명의 강연자가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1부에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전문가가 나와 전체적인 부동산시장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벌집모형에 따라 최근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회복기에 진입했다는 식상한 내용이 많죠.
2부에서는 지역 분석을 위한 서브 강사가 나옵니다. 김포 분양 단지라면 김포의 개발 현황과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줍니다. 그리고 투자를 유도하죠.
서브강사로 활동한 전문가 중 기억이 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브강사로 이런 저런 소규모 강연장을 전전하다 2010년경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B연구소 K소장이 있는데요. 당시는 김포한강신도시가 분양을 시작하고 몇 년 안 지난 때였습니다. 막 미분양이 쌓이는 시점이었는데요.
이 전문가는 김포한강신도시가 미래 상당한 투자수익을 남길 것이라며 김포신도시 띄우기에 열중했습니다. 분양시장이 침체로 접어들기 시작하며 할인분양물도 나왔고, 급매물도 흘러나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어 시세차익도 커질 것이라는며 각종 강연장과 방송을 통해 작전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김포한강신도시는 이후 용인과 함께 수도권 대표적 미분양무덤으로 전락했죠. 한강신도시가 투자실패처로 남았지만 이 전문가는 웃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본인과 본인의 유료 투자자들이 매수했던 물건들을 그런 식으로 다 털었다는 소문이 파다했죠.
아마 이 분은 지금도 그런 식으로 소규모 강연을 돌며 돈을 벌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용인 구성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대표는 2009년경부터 용인 구성에서 D아파트를 적극 홍보했죠. 워낙 유명했던 전문가라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했죠. 이 전문가는 건설사와 아파트 한 채 판매당 얼마씩의 인센티브 계약을 체결했죠.
유명 전문가의 적극적인 띄우기에 상당한 미분양이 팔려나갔습니다. 상당한 수당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용인 아파트값이 폭락하며 계약 철회자가 속출했습니다. 투자자는 계약금을 날렸고, 건설사는 한 채도 못팔고 거액의 판매 수당만 지급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본인이 직접 투자한 물건은 프리미엄을 챙겨 빠졌다는 풍문도 돌았습니다. 당시 마케팅을 함께 했던 건설사 직원은 아직도 당시일을 생각하며 이를 갈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전문가는 2008년 벌집모형에 따라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상승기가 입박했다고 강조했죠. 결과적으로 수도권 반등까지 7년이 걸렸습니다.
재개발시장의 작전세력은 비참한 마지막 모습을 보인 경우도 있었는데요.
용산 재개발로 투자와 상담으로 부와 명예를 얻었던 한 전문가는 금융위기 이후 작전에 나섭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양평동에서 지분 쪼개기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유도정비구역이었던 양평동4가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이 전문가는 단독주택을 사서 원룸으로 쪼개 투자자에게 판매했습니다. 개발이 예정된 곳이고 개발이 될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으로 투자자를 몰고 다녔죠.
그런데 너무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 스스로가 위험을 느낄 정도였는데요. 신축 주택이 너무 많아지며 노후도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린 것이었습니다. 결국 양평동4가는 재개발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 전문가는 그대로 잠적하고 말았죠. 당시 같이 작전에 참여했던 다른 전문가는 양평동에서 투자자들과 다툼을 벌이다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기도 했죠.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자신이 가진 정보와 지식을 활용해 정직한 컨설팅을 해줍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본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느 순간 작전세력으로 돌변, 투자자들에게 금전액 피해를 입히는 사기꾼이 될지 모릅니다.
다시 말하지만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의 일인데 기억에는 이런 사람들이 뚜렷하게 남는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