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에게 새누리당 내에서 자진사퇴 요구가 이어지면서 당내 혼란도 가열되고 있다.
친이계 좌장격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15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총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정치적으로 국정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이완구 총리에 대한 자진사퇴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동시에 "만약 관계된 사람들이 스스로 거취를 정해 당과 대통령의 부담을 줄이지 않으면 당은 이들에게 엄혹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지도부의 결단도 촉구했다.
심재철 의원은 "검찰의 무력화나 특검 도입까지의 공백 등이 특검 회피의 명분으로 제기될 수는 있지만 핵심적 요소는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당에 '선제적 특검 요구'를 제안했다.
당초 김무성 대표는 특검 도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특검은) 국회가 의결해야 하고 인원도 새로 구성해야 한다. 사무실도 구해야 하고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다. 검찰에서 빨리 신속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무신불립(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조직의 존립이 불가능하다)의 각오로 비상한 결단에 나서야 한다"며 이 총리의 사퇴와 대통령 비서실장, 민정수석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 조치를 요구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이완구 총리가 충청권 대표 정치인임을 감안할 때 내년도 총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기류가 감지되기도 한다.
충청권 의원들 중 일부는 성 전 회장 관련 질문에 당분간 입장을 내지 않겠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반면 한 수도권 출신 의원은 충청권 여론을 의식하는 당내 기류에 "지금 득실을 따질 때가 아니다. 우리가 망하기 직전이다. 이미 망했거나. (수도권 의원들 의견은) 우리 큰일 났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한다"며 극도의 위기감을 보였다.
이 의원은 "앞에 보이는 파도가 무서워서 헷갈리는 소리를 하는데 파도가 뭐가 무서운가 뒤에 쓰나미가 오고 있는데"라며 현 상황을 매우 답답해했다.
4·29 재보선을 총괄하는 선거기획단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긴급 선거전략회의를 열고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재·보궐선거 전략에 대한 상황을 점검했다.
이진복 전략기획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 선거에서 그게(성완종 파문이) 얼마나 파장을 미치는지는 모르겠지만 파장이 있다는 전제를 하고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거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중앙에서 나서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지역밀착형 선거로 조직을 100% 가동하는 그런 선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15일 대정부질문이 열리는 본회의장에서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News1